[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은행권이 예금과 대출 금리를 줄줄이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은행들은 이미 예금 금리를 끌어 내렸다.
은행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시장금리 변동 추이를 지켜보며 금리 수준을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은행의 가장 큰 수익원인 예대마진(대출금리-예적금 금리)이 축소되면서 금리인하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은행, '기준 금리 인하'에 앞서 금리 조정
신한은행은 지난달 23일 정기예금 금리를 0.15~0.3%포인트 내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변동하면 그 추이를 보고 여·수신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금리 결정 위원회를 열어 상황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6일 예·적금 금리를 각각 0.1%포인트, 0.2%포인트 낮춘데 이어 28일에도 일부 예금 상품의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려갔다고 바로 여수신 금리를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금리를 보고 적정한 범위 내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하 폭 등을 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미 시장금리에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된 만큼 일부 수신 상품의 금리를 미리 내렸다"며 "시장금리 변동 추이를 살펴보고 나머지 상품의 금리 인하 여부와 시기, 폭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7일 예·적금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대출금리는 대부분 CD금리(시장에서 양도 가능한 정기예금증서)나 은행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된다.
◇예대마진 축소에 은행권 한숨
예대마진이 축소되면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면서 은행의 수익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은행 수익의 80% 이상이 예대마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예금금리는 시간을 두고 서서히 조정하는 반면 대출금리는 신규 대출의 경우 코픽스 지수가 반영된 금리를 바로 적용해야 하는 만큼 시간차가 생긴다. 기존 대출 고객들도 변동금리의 약정 기간이 끝나면 떨어진 금리를 적용받는다. 여기서 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다만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거두면 이런 수익성 악화는 상쇄될 수 있다. 특히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에 따른 대출 수요 확대 여부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면 예대마진 하락폭은 0.02%포인트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 대출 확대를 통해 수수료 수입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은행들이 자체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해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종전까지 구사하던 유사한 영업방식을 탈피해 차별화된 상품과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