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이건호 KB국민은행장이 자신의 지나친 원칙주의가 KB금융의 내분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에 대해 정면 반발했다.
이 행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정성과 관련한 성능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데도 그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유도한 조작 정황을 발견했는데 어떻게 정무적 판단을 하느냐"고 말했다.
주전산기 교체 관련 논란은 명백한 조작으로 정무적 판단에 따라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행장은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세월호 정국으로 사회가 어수선한데 왜 이런 일로 더 시끄럽게 만드냐고 하지만 세월호 사고가 왜 일어났는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세월호가 그간 문제없이 제주와 인천을 왔다갔다 했지만 사고 당일 출항하기 전 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자기 직을 걸고 출항을 막은 사람이 있었다면 그것도 아무 이상 없는 배를 막았다고 비난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또 "조용히 넘어간다면 임기 2년 안에 전산 교체 프로젝트가 끝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 시스템이 셧다운된다면 뒷감당을 누가 어떻게 하겠느냐"며 "2800만명의 고객이 이용하고 하루 거래 처리건이 1억 건이 넘는 은행의 시스템이 마비되면 존망이 위태롭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임영록 KB금융지주회장과는 화합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항변했다. 이 행장은 "잘못된 일을 바로잡고자 했던 것일뿐 어느 누구를 개인적으로 비난하거나 관련된 사항 외에 문제를 삼아본 적이 없다"며 "이번 일만 정리되고 나면 같이 일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강 해이 문제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강남의 한 지점에서는 고객의 정보가 담긴 서류를 분실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행장은 "조직 기강이 해이해져 생긴 사고일 수 있다"며 "황당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강을 바로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