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정부의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 영향으로 보험업계의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8월말 현재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와 삼성·현대·동부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4조3935억원으로 지난 7월말(24조6081억원)보다 20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보험사의 주택담보대출은 올 상반기(1~6월)중 3000억원 가량 늘었지만 LTV·DTI 규제 완화 여파로 불과 한 달 사이에 급격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1일부터 은행·보험과 비은행권에 따라 달리 적용(최저 50%)됐던 LTV를 모든 금융권에 걸쳐 70%로 단일화하고, DTI 역시 60%로 일괄 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금융 소비자들이 은행권에서 동원 가능한 대출 한도가 상향 조정됐다.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기 때문에 대출 수요도 많이 늘어났다.
특히 신규 대출 뿐 아니라 금리가 높은 보험사의 기존 대출을 금리가 낮은 은행 대출로 전환하는 수요도 늘어났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규제 완화 이후 은행들은 특판상품 등을 통해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벌이고 있다"며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에도 기존 채무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는 금리가 더 낮은 은행권 대출을 통해 기존 대출을 상환한 후 매매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우리·신한·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의 8월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 규모는 226조861억원으로 7월말보다 2조8031억원이늘어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하와 부동산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서 대출이 크게 늘었다"며 "카드대금 및 기타 대출금 연체가 없는 경우에는 대부분 LTV를 최대 70%까지 적용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대출 신청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헙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약속한 이율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익성이 좋은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데, 저금리 탓에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대출마저 활력을 잃는다면 보험업계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