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법원이 '축산공룡' ㈜하림과 하림의 계란시장 진출 시도를 반대하는 대한양계협회 간 법정다툼에서 대한양계협회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부장판사 박평균)는 하림이 "계란유통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해 달라"며 대한양계협회를 상대로 낸 업무방해금지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계란유통 사업에 진출키로 한 하림은 친환경인증을 받은 일부 계란농가로부터 계란을 납품받아 '자연실록'이라는 상표의 계란을 판매하기로 하고 롯데마트와 납품계약을 체결했다.
하림의 계란산업 진출 소식을 접한 양계협회는 즉각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같은해 12월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이후 양계협회는 롯데마트 측에 '닭고기 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하림이 최근 돼지고기, 소고기 산업에 이어 계란유통 사업에까지 진출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향후 100만인 서명운동과 함께 자연실록의 불매운동을 벌일 예정이니 해당 제품의 판매를 중지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결국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17일 '하림 측 계란제품의 판매로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고, 매출 비중도 크지 않으며 대기업 확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자연실록'의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자 하림은 "양계협회가 단순한 불매운동의 차원을 넘어 롯데마트에 해악을 고지해 결국 회사의 계란유통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양계협회의 이 같은 활동은 하림에 대한 부당한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계협회가 롯데마트에 공문을 보낸 것은 국내 채란산업의 균형있는 발전과 영세 산란계 농가, 소상공인 등과의 상생을 위한 주장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며 "또 1인시위를 계획하기는 했지만 실제로 롯데마트 매장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사실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롯데마트가 하림의 계란 판매를 중단 한 것은 독자적인 경영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양계협회의 이 같은 행위는 하림의 업무를 부당하게 방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