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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리랑의 고장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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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유네스코에서 제정한 ‘아리랑상’의 첫 수상자가 발표되었을 때, 한국의 한 관계자가 “아리랑상인데 왜 아리랑을 먼저 주지 않느냐?”고 유네스코에 문의했다고 한다. 유네스코의 해명은 명쾌했다. ‘아리랑상’은 세계 구비문화 유산의 보전을 위해 제정된 상이다. 세계에서 아리랑만큼 강한 생명력의 노래는 없다. 상을 주지 않아도 보전이 완벽한데 굳이 상을 줄 필요가 없다는것이 유네스코측 답변의 요지였다.
이처럼 아리랑은 세계 유례없이 오래간 다양하게 전승된 노래이다. 아리랑의 종류는 확인된 것만 해도 약 50여종 3천여 수. 전국적으로 분포되고 있는 이 노래는 하지만 시작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기원에 관한 여러 가지 설
학자들은 아리랑의 기원에 관한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했지만, 어느것도 확실치는 않다. 통상 아리랑의 유래는 다음 세가지 정도가 대표적이다.
첫째는 밀양의 영남루에 얽힌 아랑의 전설에서 유래했다는 견해로, 밀양아리랑의 전설이기도 하다. 아랑이라는 이름의 처녀를 기리기 위해 ‘아랑 아랑’하고 부른 것이 아리랑으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다음은 알영설.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의 비 알영을 찬미한 ‘알영 알영’의 노래가 아리랑으로 변했다는 설이다. 알영설에 의존한다면, 아리랑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이미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아리랑의 기원을 근대로 보는 견해도 있다. 흥선대원군 시절 경복궁 중건때 백성들을 상대로 원납금을 가혹하게 징수했는데, ‘원납금 내라는 소리도 듣기 싫다’는 의미의 ‘아이롱’(我耳聾)이 노래가 되었다는 설이다.
이밖에도 경복궁 공사에 부역 온 인부들이 고향에 두고 온 처자를 그리워하며 ‘아이랑’(我離娘)을 불렀다거나, 고향을 떠나 있기가 힘들다는 뜻의 ‘아난리’(俄難離)에서 기원을 찾는 학자도 있다.

아리랑의 도시 정선
발생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아리랑의 문화적 경제적 가치가 인정받으면서, 한때 발생지와 연루된 분쟁도 있었다. 아리랑은 지역마다 가락이 다르며 발생역사도 다르다. 강원도 일대에 분포되어 있는 ‘정선 아리랑’, 호남지역의 ‘진도 아리랑’, 경상남도 일원의 ‘밀양 아리랑’을 묶어서 3대 아리랑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중에서 현재는 대체로 정선을 발생지로 본다. 정선 지역을 중심으로 노랫말 수가 집중적으로 나타나며, 원형성이 짙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어렸을 적 살았던 곳은 외진 곳이었는데, 그때 안팎으로 들렸던 소리가 정선아리랑이었다.”는 김병하씨(정선아리랑 기능보유자)의 말은 정선 지역에서 아리랑이 얼마나 널리 불렸는지를 대변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고개로 나를 넘겨주게’의 정선아리랑은 5백여년전인 조선조 초기부터 불리워졌다고 알려져 있다. 고려왕조가 망하자 당시 고려 충신들은 정선땅 남면으로 은거해 왔다. 그들이 충절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의 심정을 담아 읊은 것이 현재 아리랑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반면, 정선지방의 토착민요를 고려 유신들이 차용해 불렀다는 설도 있다.
정선은 80% 이상이 산악지대에다가 기후조건도 좋지 않아 지역주민들의 삶은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정선아리랑 특유의 구성진 가락은 이러한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흥을 돋우는 후렴보다 처지를 한탄하기 좋은 사설이 발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음악성이 높아 ‘민요의 백미’로 꼽히며, 선율의 변화가 크지 않고 애조띤 비음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명의 아리랑
영화 서편제에서 고개를 넘어가면서 부르는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응응응’이라는 곡조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한때 진도아리랑 배우기가 유행하기도 했다. 영화의 여파였겠지만, 진도아리랑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명은 현대인에게도 분명히 유효하다.
진도아리랑도 기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청산별곡에 있는 ‘얄리얄리 얄라성 얄라리 얄라’ 같은 형태의 여음이 압축 변모되었다는 전남대학교 정수익 교수의 여음설과 인명유래설, 지명유래설, 설화유래설 등이 그것이다.
전설도 재미있다. 진도의 한 당골에 세습 박수가 되는 것을 비관한 총각이 있었다. 총각은 혼인을 약속한 사랑하는 처녀가 있었지만 다른 지방으로 도망가 버린다. 어느 양반 집에 머슴을 산 총각은 주인집 처녀와 눈이 맞는다.
사실을 알게 된 주인집 부모가 둘 사이를 반대하자 총각과 처녀는 집을 나와 진도로 들어왔다. 총각의 부모는 양가집 며느리를 맞게 되었다고 좋아했지만, 혼인을 약속했던 처자는 총각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처녀가 원망의 심정을 담아 부른 노래가 진도아리랑이라고 한다. ‘왜왔던고 왜왔던고 울리고 갈 길을 왜왔던고’라는 가사는 전설과 절묘히 조응된다.
진도아리랑은 사설의 화자도 여자이고, 내용도 대체로 여성들의 생활을 반영한 여성민요가 많다. 정선아리랑의 한탄조와는 달리 판소리의 구성진 가락과화려한 기교가 특징이다. 혼자 부를 때는 타령조로 슬프면서 여럿이 합창할 때는 흥겨운 노래가 된다.

경쾌함 뒤에 숨겨진 한풀이의 전설
아리랑 중에 가장 남성적이고 도전적인 노래가 밀양아리랑이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와이리 좋노 와이리 좋노’ ‘아리당다쿵 아리당다쿵’ 같은 반말조의 흥겨운 후렴구는 경상도 지방 특유의 활달함을 엿볼수있다. 리듬이 빠르고 힘있고 경쾌한 것이 밀양아리랑의 특징이다.
밀양의 아랑전설은 밀양아리랑의 유래로 절대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밀양 사또의 외딸 아랑은 미모가 뛰어나 재주 또한 많았다고 한다. 그녀를 사모한 젊은 통인은 아랑을 유인해 사랑을 고백했다. 아랑이 이를 단호히 뿌리치자 통인은 그녀를 죽이고 만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아랑은 부사 앞에 넋으로 나타나 결국 원한을 푼다.
목숨을 걸고 정절을 지킨 아랑의 숭고함은 지역주민에게 깊이 각인 되어 아리랑을 낳았다는 설이다. 실제 밀양에 가보면 영남루 대밭속에 아랑각과 비석이 있으며 지역의 연례 문화 행사로 아랑제를 5월 상순에 4일간 개최한다. 아랑전설이나 밀양아리랑이 밀양 지역주민과 정서적으로 얼마나 긴밀한 관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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