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우리은행 차기 행장에 이광구 부행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서금회' 인사들을 향해 따가운 시선이 쏠리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어 차기 행장 후보군을 3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이광구 부행장을 포함한 전·현직 우리은행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이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 부행장이 최근 금융권 주요 인사에서 약진을 거듭하는 '서강대 금융인 모임(서금회)' 소속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당초 행추위 출범 초기에는 차기 행장으로 우리은행 출신 인사 5~6명이 거론되는 가운데 이순우 현 행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 행장이 이달 1일 갑작스레 '연임 포기'를 선언하자 이 부행장 내정설(說)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부행장을 밀어주기 위해 이순우 행장을 주저앉혔다는 관측도 나올 정도다.
서금회는 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것을 안타깝게 여긴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이 결성한 모임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서금회 인사들은 약진을 거듭했다.
올해 초 선임된 이덕훈 수출입은행장과 정연대 코스콤 사장이 서금회 출신이다. 최근 대우증권 사장으로 내정된 홍성국 부사장 역시 서금회 멤버로 알려졌다.
이같은 서금회 인사들의 약진에 대해 금융권은 '밀실·낙하산 인사의 결과'로 보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금융사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 한편에서는 밀실·낙하산 인사를 계속하는 모순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라인을 바탕으로 특정 인맥을 밀어주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인사가 반복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정무위소속 이상규 통합진보당 의원은 논평을 통해 "'서금회' 멤버가 우리은행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은 관료 출신 은행장보다 금융산업의 독립성을 더욱 후퇴시키는 관치금융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대통령에게 '줄 잘서는' 금융인만 출세할 수 있는 환경에서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