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허필숙 기자]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11일 추가 수색중 인체 살점으로 의심되는 물체와 여성 속옷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 4개를 발견, 사건과의 연관성을 수사하고 있다. 비닐봉지 속 살점 등이 토막시신의 일부로 확인되면 신원 파악 가능성도 커져 답보 상태인 수사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사건 발생 1주일 만인 이날 오전 11시24분께 수원시 매교동 수원천 제방에서 살점 등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 4개를 발견했다. 비닐봉지 안에는 여성용 팬티도 담겨 있었다.
경찰은 200여명이 동원된 이날 수색 과정에서 매세교부터 세천교 사이 제방 나뭇가지 사이에 숨겨져 있던 의문의 비닐봉지를 수거했다.
100여m 거리에 비닐봉지 4개가 흩어진 형태로 발견됐으며, 비닐봉지마다 3분의 2 가량 채워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닐봉지 속에 뼛조각이나 장기 등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비닐봉지가 발견된 곳은 하천변 산책로가 조성된 곳으로, 평소에도 산책하는 시민들이 많은 곳이다.
또 토막시신이 처음 발견된 팔달산 산책로에서 직선거리로 약 900여m 정도 떨어진 곳으로, 걸어서 10분 안팎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경찰은 수거한 비닐봉지의 내용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 인체 인지 여부와 토막시신 DNA와 동일한 지 여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이날 발견된 비닐봉지가 팔달산에서 발견된 것과 동일한 제품인지 여부도 분석 의뢰했다.
이날 발견된 검은색 비닐봉지는 가로 40cm 세로 54cm 크기로, 팔달산에서 발견된 검은색 비닐봉지(가로 40cm, 세로 67cm)보다 세로 길이가 작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발견된 비닐봉지 속 살점에서 채취한 혈액으로 '인혈 간이 검사'한 결과 '양성'반응이 나와 인체의 일부로 판단된다”며 “다만 뼈나 장기 등이 포함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수원천 산책로 일대에 추가 경력을 투입해 대대적인 수색과 탐문을 전개하는 한편 주변 CCTV 영상기록도 확보하고 있다.
비닐봉지 속 살점에 대한 감식 결과 토막시신 DNA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되면 피해자 신원 파악 등 수사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인체 일부로 확인됐더라도 토막시신 DNA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다른 살인사건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있어 경찰은 감식 결과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한편 사춘기가 지난 혈액형 A형 여성의 시신 일부라는 점 외에 피해자 신원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경찰은 이날 도내 경찰서 전체로 수사를 확대했다.
도내 41개 전체 경찰서에 '토막시신' 수사 전담팀을 1개씩 설치, 미귀가자(실종자·가출자) 가족들의 DNA를 채취해 토막시신 DNA와 대조하는 등 신원확인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1시3분께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팔달산 등산로에서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긴 토막시신을 등산객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