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허필숙 기자]경기 수원 팔달산 토막시신 유기사건 피의자 박춘봉(55·중국 동포)씨가 14일 구속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로 박씨를 구속했다.
수원지법 천지성 판사는 이날 오후 3시 박씨에 대한 구속 전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망 및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천 판사는 또 박씨의 의복과 손톱, 가택 등에 관한 사전사후 압수영장도 발부했다.
박씨는 지난 달 26일 수원시 매교동 집에서 동거녀 김모(48·중국 동포)씨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새로 얻은 교동 반지하 원룸 화장실에서 시신을 훼손해 팔달산 등산로와 수원천 산책로 등 4곳에 유기한 혐의(살인 등)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서부경찰서를 나서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한 동안 뜸을 들이다 "미안합니다"라고 말했다.
‘왜 그렇게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해 여기저기에 유기했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숙인 채 “기억이 안 난다.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얼버무렸다.
앞서 박씨의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바 있는 경찰은 이날 경찰서를 나와 법원에 도착할 때까지 박씨의 얼굴을 가려주지 않았다. 오히려 고개 숙인 박씨에게 취재진 앞에 얼굴을 들어보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으며 국민의 알권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할 경우 피의자의 얼굴 등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앞으로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방법 등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