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오는 26일 삼성SDI를 시작으로 전자업계가 일제히 실적발표에 돌입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26일, SK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는 28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9일, 삼성전기는 30일에 각각 성적표를 공개한다.
앞서 지난 8일 실적 잠정치를 발표한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엔 확정실적과 함께 각 사업부별 실적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5조2000억원으로 시장의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 추정한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은 약 51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약 4조8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번 확정실적에서는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사업이 과연 2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을지, 반도체 사업을 이끄는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 부문이 이번에도 삼성전자의 전체 실적을 견인했을 지 등이 관전포인트다.
증권가에서는 IM 사업부문은 지난 분기와 유사하거나 소폭 개선되고, 반도체 등 부품(DS) 사업과 디스플레이(DP) 사업은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개선됐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지난 분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과 TV 수익성 하락 등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2조6000억~2조9000억원대, IM 1조5000억~2조원대, 디스플레이 3000억~4300억원대, 소비자가전(CE) 1700억~31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LG전자를 향한 시장의 기대감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휴대폰 사업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3588억원(LG이노텍 제외)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대폭 감소한 2600억~28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치며 시장 컨센서스(3120억원)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부정적인 환율 여건에 더해 한층 치열해진 시장 환경에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의 실적이 부진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지난 3분기 2010년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던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는 이번에도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의 4분기 매출액은 1조5500억원, 영업이익은 2877억원을 내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의 수요 부진 및 통화 가치 하락이 전반적인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업부별로는 러시아 및 중남미 매출액 비중이 30% 수준인 HE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0.6%까지 하락하면서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LG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북미 지역의 견조한 출하량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MC사업부 영업이익률은 2.1%로 흑자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HA사업부는 북미 지역 출하량 증가로 878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며, 영업이익률은 3.0%로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2654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는데 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부정적인 환율 여건이 가장 큰 원인으로 LG전자의 경우 신흥국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어 지금처럼 급속한 신흥국 통화 약세는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달러화로 구매하는 원재료 비중이 높은 HE 사업부가 가장 많은 영향을 받고, 패널 가격 강세 및 연말쇼핑 시즌 북미 지역 마케팅 경쟁 심화 등도 HE 사업부의 추가적인 수익성 저하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MC 사업부는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 강화, 마케팅 비용의 효율적 집행을 통해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밖에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지난해 3분기 시장의 기대에 못미치는 실적을 냈던 삼성SDI는 4분기엔 전분기 대비 2배가량 증가한 500억원대의 영업이익으로 시장 컨센서스(440억원)를 뛰어넘을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지목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우호적 환율과 더불어 삼성전자 스마트폰 물량 증가에 따른 소형전지 매출 증가, 전자재료 수익성 개선 등이 실적 개선의 배경"이라며 "올해는 전자재료 중심의 소재 부문 수익성 개선과 대형전지 적자 감소, 적자사업인 PDP 종료 영향으로 전년대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도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을 이루며 실적이 점차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김상표 연구원은 "주요 고객사의 스마트폰 재고조정에도 갤럭시노트4, 갤럭시A 등 신제품 출하량 증가와 북미 및 중화권 고객사향 매출 증가, 우호적인 원-달러 환율 효과 등으로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카메라 모듈 및 플립칩-칩스케일패키지(FC-CSP) 매출액 증가도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란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