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을 역사자료로 재현하여 식민지 조선인의 삶을 입체적으로 조명해 보는 기획전시가 전국 순회에 들어간다.
민족문제연구소가 기획 주관하는 ‘조정래의 아리랑’展의 전국 순회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나는 예술여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며 문화행사가 희소한 중소도시 위주로 6~10여회 열릴 예정이다.
‘아리랑’은 망국 전야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민족사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대작 역사소설이다. ‘아리랑’은 일제의 끊임없는 수탈로부터 이 땅을 지켜내고자 한 이름 없는 민초들의 눈물겨운 농부가이며 타지로 내몰렸던 식민지 농민들의 유랑기이다. 또 꺾이지 않는 민중들이 남긴 저항의 기록이며 민족의 서사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소설에 그려진 식민지 조선인의 삶과 죽음을, 농촌지도자를 꿈꾼 청년의 일기 · 추억을 담은 졸업앨범 · 교과서에 쓴 낙서 · 무수히 자행된 학살 기록사진 · 징용‧징병 피해자들이 남긴 유품 등을 통해 생생히 만날 수 있다. 또 일제의 시정업적에 대한 다양한 선전자료들도 전시되어 식민지시기의 근대화가 누구를 위한 것이며 누구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신기루였는지를 확연히 깨닫게 해준다.
전시 개최지와 관련된 특징적인 유물과 생활사 자료들을 보강해서 현지 시민들이 일제강점기의 우리 역사를 실감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꾸밀 예정이다. 작은 규모이지만 지역의 역사를 함께 담은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대행사로 ‘아리랑’의 작가 조정래의 역사관과 민족관을 들어보는 ‘작가와의 만남’ 초청강연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야스쿠니신사 신사참배와 한국인 합사반대를 대중적으로 크게 쟁점화시킴으로써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영화 ‘안녕 사요나라’ 상영회도 준비되어 있다. 그리고 전시회가 열리는 지역에서 자료수집 캠페인과 ‘일제시대 체험자 구술자료 수집’도 병행할 예정이다.
문학 속 주인공과 역사 속의 실제 인물이 만나는 이번 전시는, 미처 기록되지 못한 민초들의 희생과 고통, 좌절을 딛고 일어 선 투쟁의 힘을 확인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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