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특급호텔 객실 점유율에서 중국 관광객이 처음으로 일본 관광객을 제쳤다.
그동안 백화점 등 유통업계 큰손인 요우커들은 단체관광이 많아 주로 저렴한 숙박업소를 이용해 특급호텔의 주고객층으로 여겨지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한류와 춘절 영향으로 일본인 관광객을 뛰어넘는 핵심 고객으로 자리잡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와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춘절기간인 18~22일 총 1100여개 객실의 90% 이상이 예약 완료됐다.
전년 동기 대비 25% 이상 성장한 수치다. 이 중 중국인 고객 비중이 1위를 차지했다.
춘절 기간 이 호텔에 묵는 손님들 중 중국인 비율은 매년 뚜렷하게 증가했다. 지난 2012년의 경우 요우커가 10%를 차지했다. 하지만 2013년 22%, 작년에는 29%로 늘었다. 올해 성장세는 더 커질 것으로 호텔측은 전망했다.
호텔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객실 점유율은 평소 2, 3위를 차지했지만 이번에 처음 1위를 차지해 순위가 뒤집혔다"며 "특히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는 백화점과 카지노가 연결돼있어 요우커들 마음을 사로잡은 듯하다"고 말했다.
논현동에 위치한 '임피리얼 팰리스 서울'도 춘절 기간 중국과 대만 투숙객이 확연히 늘었다. 호텔에 따르면 이달 춘절 기간 중국 및 대만의 단체 관광객들이 해당 객실을 대거 예약했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이 호텔의 주 고객은 일본인이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점차 일본 관광객은 줄고 중국과 대만 관광객들은 증가하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현재 춘절 기간의 객실 예약률은 작년 춘절 기간의 최종 예약률과 비슷하다”며 “아직 예약 가능한 날짜가 일주일 정도 남은 걸 감안한다면 예약률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엔 단체 요우커 손님들이 많지 않다. 춘절을 맞아 단체 관광객이 늘고 강남쪽 호텔 점유율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구 소공동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은 춘절 기간 요우커 투숙객 비율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춘절과 국경절 연휴에 이 호텔에 머문 중국인 투숙객 비율은 30% 초반 정도다.
호텔 측은 "내국인 고객들은 클럽라운지 이용 특전이 제공되는 클럽 플로어 디럭스 객실을 선호하는 반면 중국인 고객들은 비교적 낮은 가격대인 슈페리어 타입 객실을 많이 찾는다"며 "실제로 20일부터 22일까지 슈페리어 객실은 만실이다"라고 밝혔다.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중국인 여행객들이 많이 늘어나 영향을 받고 있다"며 "2012년부터 요우커 손님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에 따르면 2012년 전체 투숙객 중 6%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인들은 지난해 14%로 늘었다. 중국인 투숙객 비율이 2년 동안 233% 증가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단체 관광객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로 방문하는 여행객도 증가하는 등 방문 형태가 다양해졌다"면서 "쇼핑과 유흥 등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호텔을 중심으로 투숙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