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스마트폰 업체들의 탈(脫) 퀄컴 행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나'
삼성전자에 이어 일본의 소니도 올해 공개할 스마트폰 중저가 신제품에 퀄컴 칩 대신 대만 미디어텍의 AP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디지타임즈와 테크레이더 등 외신들은 일본 소니가 대만 미디어텍에 올해 칩셋 주문량을 크게 늘렸다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소니가 중저가 모델인 엑스페리아 E4를 시작으로 올해 출시될 중저가 스마트폰들에 스냅드래곤이 아닌 미디어텍 제품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소니는 올해 첫 신제품으로 3G 전용 '엑스페리아 E4'를 공개하면서 이 제품이 1.3㎓ 쿼드코어 미디어텍 MT6582 프로세서, 말리 400MP2 그래픽처리장치(GPU), 1GB 램(RAM) 등을 갖췄다고 밝힌 바 있다.
디지타임즈는 또 폭스콘과 콤팔(Compal) 등은 이미 소니의 4G 스마트폰 대량 생산에 들어갔으며, 이 신모델들은 미디어텍의 64비트 옥타코어 MT6752를 탑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다음달 1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공개할 차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6'에 퀄컴 칩 대신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를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스냅드래곤 810을 테스트한 결과, 발열 문제가 발견돼 갤럭시 S6에 퀄컴 칩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 6에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최신 엑시노스 AP를 장착하거나, 일부 물량에만 스냅드래곤을 사용하는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5까지 줄곧 퀄컴의 스냅드래곤 최신 AP를 사용했으나, 지난해 말 출시한 갤럭시노트4에 엑시노스와 스냅드래곤을 병행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퀄컴 탈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세계 2위 칩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갤럭시S 6를 기점으로 자체 AP 비중을 대폭 늘려 스마트폰 부품에 대한 자립도를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이란 업계의 전망이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현재 미국 퀄컴이 글로벌 AP 시장에서 40% 이상을 점유하며 압도적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업체들이 퀄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배경에는 연간 수조원대에 이르는 막대한 로열티 비용이 자리한다. 특히 태블릿 PC,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모바일 기기의 본격적인 성장에 대비해 독자 AP를 확보해야 하는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 소니 등 스마트폰 업체들은 독자 모바일 AP 경쟁력을 높이거나 대체 AP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퀄컴의 의존도를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퀄컴은 최근 중국 반독점 당국으로부터 9억7500만 달러(약 1조636억원)의 과징금을 부여받았다. 퀄컴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특허사용료를 높게 책정하는 정책을 취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퀄컴은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업체들로부터 휴대폰 가격의 5%에 달하는 특허수수료를 받으며 특허권을 남용한 것으로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