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대기업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줄줄이 쏟아짐에 따라 '제값 받기'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졸업을 앞둔 회사는 물론 대기업 그룹의 '선택적 집중' 전략에 따라 상당수 대기업들이 매각 추진 작업을 진행중이다.
금호산업의 경우 기업 정상화 차원에서 채권단 보유 지분을 매각한다.
금호산업은 금호그룹의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가진 대주주로 금호터미널과 금호리조트, 에어부산 등을 거느리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협상권을 갖고 있지만 일부 건설회사와 유통업체 등도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법정관리 중인 동부건설도 매력적인 M&A 매물로 꼽힌다.
동부건설의 경우 ▲공공공사 수주 능력 ▲동부익스프레스를 통한 물류사업 경험 ▲센트레빌 브랜드 등이 강점으로 꼽힌다.
오릭스가 현대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KDB대우증권의 매각 작업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HK저축은행과 KT캐피탈, SC캐피탈 등도 펀드 만기와 기업 시너지 효과 등을 이유로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 C&M, 대형 유통사인 홈플러스 등도 새로운 주인을 맞을 예정이다.
이처럼 대기업 매물이 M&A 시장에 줄줄이 쏟아지자 가격 하락은 물론 원활한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아주캐피탈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까지 선정했지만 가격에 대한 견해 차이로 결국 매각 작업이 무산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 회복의 신호가 보이면 선제적 투자 방식으로 M&A가 진행되겠지만 지금은 그런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매물이 쏟아질 경우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같은 산업에서 동시에 매물이 나올 경우 인수자는 보수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수밖에 없다"며 "업계 상황에 따라 제값 받기는커녕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증권 작업을 마무리한 뒤 대우증권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산업이 비슷한 시기에 매각되지 않도록 일정을 조율하는 등 여건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