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양국 또는 다자간, 경제블록간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세계 각 국의 경제영토 넓히기 전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무역 한국의 현주소는 어디쯤 될까.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경제블럭간 자유무역지대가 갈수록 확산되는 추세를 감안, 우리나라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nership·TPP) 체결에 보다 주력해야 할 것"이라며 "이와 함께 신흥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22일 조언했다.
한국은 그간 통상 정책에서 '동아시아 중심의 경제통합의 핵심축' 역할을 자처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베트남 등 5개국과 FTA를 타결 또는 발효시켰다. 이로써 한국과 FTA가 발효한 협정은 11건, 49개국이 됐다.
콜롬비아와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과는 서명 또는 실질적 타결 단계이며, 이 중 중국과는 이르면 내주 가서명에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호주와는 협상 타결 1년 만에 FTA를 발효시키며 일본에 앞서 발효에 성공했다. 캐나다와의 FTA 역시 협상 타결 이후 10개월 만인 2015년 1월부터 발효시켰다.
또 콜롬비아와의 FTA도 올 상반기 중 발효할 전망이다. 뉴질랜드, 베트남과의 FTA도 국내 절차가 신속하게 마무리될 경우 연내에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한·중·일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인도네이사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걸프협력회의(GCC) FTA 등의 협상도 진행 중이다. 일본, 멕시코와는 협상 재개 여건이 조성됐다.
또 한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nership·TPP),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 말레시아 FTA, 중미 FTA는 추진을 검토 중이다.
이 가운데 올 해 가장 주목되는 협상은 TPP다.
이른바 '메가 FTA' 중 가장 빠른 진전을 보이고 있는데다 TPP가 타결될 경우 경쟁 관계에 있는 RCEP, TTIP 등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TPP의 연내 타결에 실패하면 2016년 미국과 일본의 정치 일정으로 모멘텀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을 목표로 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칠레, 브루나이, 싱가포르, 뉴질랜드 4개국에 의해 2006년 발효됐으나 이후 한국을 비롯해 호주, 베트남, 페루, 말레이시아, 미국, 멕시코, 매나다, 일본 등 12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히며 확대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은 2013년 11월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TPP 참여에 관심을 표명한 이래 기존 TPP 참여국 대부분과 2차 예비양자 협의를 완료했다. TPP에는 '관심표명→예비양자협의→참여선언→공식양자협의→기존참여국 동의' 절차를 거쳐 참여할 수 있다.
한국은 연내에 공식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으로 참여를 선언하면 기존 참여국들의 동의 및 통상절차법에 따른 국내 절차를 거쳐 TPP 협상에 참여하게 된다.
세계 각 국이 FTA에 집중하는 것은 단연 경제적 효과 때문이다.
한국 역시 전체 교역에서 FTA 발효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FTA 발효국과의 교역 비중은 2012년 35.5%에서 2013년 36.1%, 지난해 38.9%로 계속 늘어났다.
더욱이 콜롬비아, 중국, 뉴질랜드, 베트남 등과의 FTA까지 발효할 경우 교역 비중은 61.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논의 중인 RCEP, 한·중·일 FTA, GCC FTA가 마무리되면 81.8%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FTA 체결국이 늘어남에 따라 경제영토 역시 점진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2012년 3월 한·미FTA가 발효되면서 한국의 경제영토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4.6%가 됐고, 지난해에는 세계 GDP의 57.8%에 해당하는 국가들과 FTA가 발효됐다.
이에 더해 세계 GDP 규모 2위인 중국은 물론 뉴질랜드와의 FTA가 모두 발효되면 한국의 경제영토는 74.6%로 증가하고, 협상 중인 FTA가 모두 완료되면 83.3%까지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협 관계자는 "아태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던 '메가 FTA' 협상이 최근 중남미, 유라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 전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 역시 주요 교역국과 FTA를 마무리한 만큼 향후 신흥국과의 FTA를 통한 경제 영토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