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호남고속철도, 경인운하사업에 이어 새만금 공사에서도 무더기 담합 행위가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새만금 방수제 건설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벌인 16개사에 과징금 총 260억원을 부과했다고 2일 밝혔다.
한국농어촌공사가 2009년 12월 발주한 새만금방수제 7개 공구(농업용지 구간 40㎞) 가운데 만경 5공구, 동진 3공구, 동진 5공구 등 총 3개 공구에서 담합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라 등 6개 건설업체는 새만금방수제 만경 5공구 건설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저가 투찰을 방지하고, 가격경쟁을 회피할 목적으로 사전에 모임을 갖고 투찰률(공사예정가 대비 입찰금액 비율)을 합의했다.
당시 입찰에 참여한 ▲계룡건설산업(94.69%) ▲한라(94.66%) ▲한신공영(94.62%) ▲한진중공업(94.58%) ▲태영건설(94.54%) ▲한화건설(94.50%) 6개사는 각각 일정한 금액 차이를 두고 투찰했다.
일단 입찰가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한 상태에서 설계점수로만 경쟁하겠다는 목적이다. 그 결과, 설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한라가 공사예정가 대비 94.66%(746억5300만원)로 낙찰자로 선정됐다.
공정위는 "이번 건은 입찰 참여 업체별로 투찰률이 0.04%씩 차이가 나 담합 사실을 인지하게 됐다"며 "이들 업체는 낮은 금액을 써내기로 한 업체부터 사전에 약속한 대로 투찰했는지를 확인한 뒤 1시간 단위로 입찰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같은날 발주한 동진 3공구 입찰에서는 SK건설 주도로 담합이 이뤄졌다.
SK건설은 경쟁사인 대우건설에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요청했고 나머지 금광기업, 코오롱글로벌과는 높은 비율의 투찰률로 입찰에 참여할 것을 약속했다. SK건설은 99.99%(1038억100만원)라는 높은 투찰률으로 입찰을 따냈다.
동진 5공구에서는 현대산업개발과 삼성물산이 투찰률을 사전에 합의했다. 그 결과, 현대산업개발이 투찰률 93.93%(1056억7700만원)로 낙찰됐다.
공정위는 "전체 7개 공구 입찰에 대형 건설사와 중견 건설사가 골고루 분포돼 있어 공구분할에는 해당되지 않고 개별 공구별로 벌인 입찰 담합으로 판단된다"며 "나머지 4개 공구에 대해서는 담합 관련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 조달청이 발주한 충남도청 하수처리시설공사 입찰에서도 4개 건설사가 담합을 벌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총 44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조달청이 2010년 2월 공고한 입찰에 참여한 ▲GS건설 ▲코오롱글로벌 ▲대우건설 ▲태영건설은 사전에 투찰가격을 합의했고, GS건설이 투찰률 94.07%(663억7700만원)로 공사를 따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고질적인 입찰담합 관행에 대한 주의를 또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공입찰 담합에 관한 감시를 강화하고,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