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울과 인접한 경기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의 일부지역은 매매가보다 전셋값이 높아지면서 경기가 대처 주거지의 탈출구가 되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서울보다 전세·매매 가격이 낮고 교통환경도 좋아지고 있어 서울로 이동하는 불편함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셋값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소위 '미친 전셋값'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감정원은 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를 실시한 결과 전월대비 매매가격은 0.20%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전월 상승률(매매 0.14%)과 비교해 오름폭이 0.06%p 커졌다.
매매거래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8144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으로 2006년 조사 시작 이후 역대 2월 거래량 중 10년 만에 최대치로 조사됐다.
하지만 전셋값 상승세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전국 주택 전셋값 상승률은 1월 0.27%에서 2월 0.33%로 뛰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매매가 상승률(0.19%)의 3배를 웃도는 0.62%에 달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은 70.6%로 1998년 12월 조사를 처음 시작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 전세가율 역시 66.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지속되고 있는 전세난에 기존 서울 거주자들은 생존법으로 경기 등에서 아파트 매매 거래를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온나라 부동산 포털의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의 월별 매입자거주지별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 거주자 중 타 지역의 아파트를 매매한 경우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7만738건이었다. 이 가운데 2012년 5월(강원도)과 2012년 8월(울산)을 제외하고는 경기 지역(8만9318건)의 아파트를 매매한 건수가 가장 많았다.
올해도 서울 지역 전셋값 상승세가 불가피해 경기 등 외곽으로의 매매 전환 수요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도 서울의 전세난민을 겨냥해 경기지역 아파트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부천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는 계약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현장에 마련된 샘플하우스를 사전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현재 일반분양 분의 중대형 잔여세대에 한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 푸르지오'(대우건설)의 경우 일부 계약 해지 분에 한해 초기 분양가에서 22%를 할인해 특별 분양 중이다. 즉시 입주 가능한 단지로 분양가도 3.3㎡당 900만원대로 수도권의 전셋값 수준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현재 전용 103㎡의 일부 물량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면 일대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퇴계원'(현대건설)은 입주 1년차 단지로 특별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계약금 정액제, 발코니 무료 확장 등의 혜택과 동·호수에 따라 추가 혜택이 있다.
경기 용인시 동백지구에 위치하는 '신동백 롯데캐슬'(롯데건설)은 중도금 50%를 2년간 무이자로 지원받아 총 분양 금액의 25%만 있으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는 서울뿐만 아니라 인천지역에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천과 가까우면서 인천의 전셋값에 조금만 보태면 새 집으로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유다.
제3경인고속도로 정왕 IC와 영동고속도로 월곶 IC, 수인선 달월역 등을 통해 송도국제도시와 인천, 서울 등 수도권 전역으로 손쉽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16년 개통 예정인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신림동까지 20분대에 도달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배곧신도시 B11블록에 '시흥배곧 호반베르디움 3차'를 분양 중이다. 전용면적 59, 84㎡로 구성되며 총 1647가구다. EG건설도 배곧신도시 B3블록에 '배곧신도시 EG the1'을 분양 중이다. 입주 5년 뒤부터 분양 전환이 가능한 임대아파트다. 840가구 모두 59㎡ 중소형으로만 구성됐다.
한신공영도 상반기에 배곧신도시 B10블록에 '시흥배곧 한신휴플러스' 분양에 나선다. 전용면적 68~84㎡로 총 1358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9월에는 B6블록에서 '대방노블랜드' 1166가구가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전세난과 더불어 서울 인근의 경기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바로 입주가 가능한 단지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발 전세난에 송도, 광명, 안산 등 주택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며 "인근의 분양가가 저렴한 경기 지역이 대체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