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대한 국내 금융 소비자들의 신뢰가 크게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금융신뢰지수' 분석에 따르면 9가지 세부항목 중 '국내 경제상황' 부문이 지난해 하반기 68.9점에서 올해 상반기 55.4점으로 무려 13.5점이나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전체 금융신뢰지수가 86.2점으로 지난해 하반기(89.5점)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의미있는 수치다.
6개월 전 대비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 '좋아졌다'는 응답 비중은 9.2%에서 4.3%로 4.9%포인트 축소됐다. 반면 '나빠졌다'는 응답 비중은 55.1%에서 67.4%로 12.3%포인트나 확대돼 점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경제상황에 이어 신뢰가 크게 떨어진 항목은 '금융정책'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76.1점에서 올해 상반기 66.5점으로 9.6점 하락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금융정책을 잘 수립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응답 비중이 13.1%에서 9.6%로 줄어든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 비중이 50.0%에서 57.1%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에 대한 실망감이 금융정책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신뢰도 제고를 위해서는 금융산업의 발전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부의 금융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라며 "정책 수립 및 집행에 있어 외부 전문가, 시장 등과의 소통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개인 경제사정' 항목이 85.6점에서 79.7점으로 5.9점 떨어졌다. '경제사정이 나아졌는가'에 대한 긍정적 비중이 3.8%포인트 축소된 가운데 부정적 비중은 6.5%포인트 확대됐다.
나머지 6개 항목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금융제도의 공정성(77.9점→76.5점) ▲금융회사의 경영상태(75.8점→74.9점) ▲금융회사의 고객서비스(96.6점→93.1점) ▲금융종사자(90.5점→90.6점) ▲금융감독의 효율성(61.3점→60.9점) ▲소비자보호(74.3점→72.1점) 등으로 나타났다.
서 연구위원은 "금융회사의 고객서비스 및 직원에 대한 신뢰는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1~2위를 차지했다"며 "그러나 아직 점수가 100점 미만인 만큼 꾸준한 노력으로 신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달 9일부터 5일간 만 19세 이상 일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해 지수화한 결과다. 금융연구원은 앞으로도 반기마다 금융신뢰지수를 측정해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