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방문 판매 당시 시연한 진공청소기를 구입했더라도 반품이 가능하다는 결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16일 "방문판매로 구입한 진공청소기를 한 번 사용했다고 해서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제한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신모씨(45·여)는 지난해 8월 포장이사업체의 협력회사라며 방문한 판매원에게 220만원을 주고 진공청소기를 구입했다. 당시 판매원은 직접 박스를 개봉하고 사용법을 시연했다.
다음날 신씨는 충동구매라고 판단돼 반품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업자는 "이미 사용됐으니 진공청소기를 재판매할 수 없다"며 환불을 거절했다.
분쟁조정위는 "구입 당일 청소기를 한 번 사용했다고 제품의 가치가 현저히 낮아졌다거나 재판매가 어렵게 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방문판매법상 청약철회 제한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정위는 또 "사전에 사업자가 해당 사실을 소비자가 쉽게 알 수 있는 곳에 표시하거나 별도의 시연용 상품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약철회권 행사가 방해받지 않도록 조치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정위는 "이번 조정결정은 무료 청소서비스를 빙자해 방문 후 고가의 청소기를 구매하도록 유도하고, 포장을 개봉해 청약철회를 방해하는 교묘한 판매행태에 대해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인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