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이 16일 취임했다. 이주영 전 장관이 사퇴하며 공석이 된 지 81일 만에 해수부 수장(首長) 자리를 메우게 된 것이다.
해수부 내부에서는 유 신임 장관이 정무적 감각을 발휘해 해수부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해수부가 부활한 지 2년밖에 안된 신생부처라 조직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못한 데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라는 대형사고까지 터지면서 1년째 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부처가 부활한지 2년이 지났는 데도 아직까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라며 "신임 장관이 취임했으니 조직 재정비는 물론 얽혀 있던 해수부 현안들을 하나씩 풀어줄 거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해양수산전문 변호사 출신인 유 장관은 3선 중진의원으로서 새누리당 최고위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거치는 등 경륜과 조직관리가 뛰어나다는 평을 얻고 있다.
청와대는 유 의원을 해수부 장관으로 내정할 당시 해양수산 관련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고, "해수부의 당면 현안을 해결해 나갈 적임자"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일각에서는 4선 중진의원이었던 이주영 전 장관과 '격(格)'을 맞추다 보니 유 장관을 발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이 세월호 참사·오룡호 침몰 등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소신있게 일처리를 잘해줬다는 평가를 얻었던 터라 정무감각과 행정능력, 조직 장악력 등을 두루 갖춘 인물로서 유 장관이 딱 맞아 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최대 난관은 10개월 '시한부 장관'이라는 꼬리표다. 내년 4월에 있을 총선에 출마할 경우 장관직 수행은 10개월에 그칠 것이어서 단기 성과에 집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유 장관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청와대의 신임을 얻고 있다고 하더라도, 괄목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10개월이라는 시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유독 해수부 장관의 임기는 짧기로 유명하다. 그동안 15명의 장관 중 11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해 평균 재임기간은 9개월에 머물렀다. 따라서 해수 관련 정책이 일관성있게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도 여러번 있었다.
유 장관은 청문회 당시 내년 총선 출마여부를 묻는 질문에 "장관에 취임해 얼마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해수부의 현안을 해결하기도 어려운데 (총선 출마 여부를) 답변하기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유 장관은 이날 취임사를 통해 '해양수산 경제 구조 혁신'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아직도 선박은 쌀 때 팔고, 비쌀 때 산다. 수산물은 어렵게 잡아서 싸게 판다"며 "이런 해양수산의 발목을 잡는 후진적인 요소를 없애기 위해 근본부터 차근차근 혁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양식산업을 더욱 첨단화하고, 거대한 중국시장이 열리는 한·중 FTA를 기회로 삼아 확실한 수출 효자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어업인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했다. 크루즈, 마리나, 해양플랜트,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 해양 심층수·에너지·바이오와 같은 신산업은 빠른 시일 내에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유 신임 장관은 1959년 부산 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뉴욕대 법학석사를 받았다. 이후 변호사 및 대학에서 겸임 교수로 활동하다 17대 총선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해 18, 19대까지 내리 3선을 했다.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 새누리당 부산시당위원장, 새누리당 최고위원, 사법제도개혁특위위원장을 거쳤으며, 최근까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