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외국인들이 지난달부터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진을 펼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1조3257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한 데 이어 이달들어 20일 현재까지 2조5210억원의 주식을 새로이 사들였다.
지난해 12월 2조3158억원의 주식을 매각한 데 이어 올 1월에도 1조389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매매패턴이 사뭇 달라졌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삼성전자(4174억원)였다. ▲LG화학(2023억원) ▲SK하이닉스(1990억원) ▲네이버(1335억원) ▲현대모비스(1265억원) ▲현대차(1233억원) ▲아모레퍼시픽(1110억원) ▲한국전력(1055억원) 등 대형주를 중점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 확대는 무엇보다도 유럽중앙은행(ECB) 등의 통화공급 확대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증가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정례회의에서 "고용시장의 개선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향하고 있다는 '합리적인 확신'이 들 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계기로 미국의 기준금리 조기인상 우려도 불식됐다.
이주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증시 여건도 한층 더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도 외국인들로서는 매력적 요인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3년째 이어지고 있고, 외화보유액도 세계 7위에 랭크될 정도다.
김윤서 KTB투자증권은 "미국 금리인상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대외안정성'이라는 변수가 신흥국 투자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외국계) 자금흐름의 변화는 단발성 이슈에 그치지 않고 중기적 추세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 증시가 다른 신흥국 시장에 비해 소외된 탓에 저가 매력이 돋보이는 데다 최근들어 배당수익률이 높아졌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시장의 배당수익률이 1.5%까지 상승하며 인도, 일본, 멕시코 등과 비슷해져 글로벌 증시에서 '저배당 국가'라는 낙인을 지워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화학과 IT 관련주들에 대해 주목하라고 권유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평균치보다 낮은 업종 중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되는 화학, 자동차, 건설, 철강, 에너지 업종 주도의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호 연구원은 "IT의 경우 글로벌 소비지출과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게 매수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며 "외국인들은 갤럭시S6 효과가 커지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