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이 23일 정식 서명된 가운데 자동차 부품과 석유화학, 건설 분야 등 분야가 유망할 것이라는 무역업계의 전망이 나왔다.
KOTRA가 최근 발간한 '한·뉴질랜드 FTA에 따른 현지 반응과 중소기업 유망 수출 품목' 보고서는 한·뉴질랜드 FTA가 발효되면 자동차 부품과 석유화학, 기계류, 철강, 건설, 식품 등 분야의 진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로 자동차부품은 브레이크 패드와 배터리, 석유화학은 유기계면 활성제, 기계류는 변압기와 중장비 등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 등 건설자재와 라면 등 식품류에 대한 한국산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질랜드는 제조업 기반이 약하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만큼 기존 관세 자체가 낮은 편이어서 FTA를 통한 관세인하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최근 한국산 자동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고 평균 5%, 최대 10%의 관세 인하를 누릴 수 있는 자동차부품은 대표적인 수혜품목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브레이크 패드와 시동용 배터리 등은 중국산과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어서 관세인하 혜택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원료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과 청정 농축산물 생산국으로 식품산업이 발달된 특성을 감안하면 세제류 원료인 유기계면 활성제와 식품 포장재 PVC랩, 식품 제조·포장 기자재 및 소재 수요도 늘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부문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배전용 변압기의 경우 기존 FTA 체결국인 인도네시아와 중국 제품 수요가 높았는데 한국산이 5%의 수입관세 면제혜택을 받게 돼 경쟁할 만 하다.
2011년 지진피해가 컸던 크리스트처지 지역의 복구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중장비 및 부품, 철강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관세인하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한국 건설업체들에겐 기회가 되고 있다.
이 외에 아시아 이민지가 증가하면서 라면 등 식품류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중국·일본에서 제품을 수입하던 뉴질랜드 바이어 절반 정도는 한국산 수입 전환 의사가 있어 FTA를 활용한 시장 확대 가능성에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KOTRA는 지적했다.
KOTRA 오클랜드 무역관이 현지 바이어 10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8%가 "한국과의 FTA 이후 한국산으로 수입을 전환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88%가 FTA로 양국 무역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며 기계·자동차부품·전기·전자·식품·섬유·의류 등을 유망 품목으로 꼽았다. 반면 정부의 청정 정책에 따른 위생기준과 주요 소비층인 중산층 이상 백인들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양은영 KOTRA 통상지원총괄팀장은 "뉴질랜드는 수준이 높은 소비 시장이자 백인계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국가"라며 "서구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에 앞서 테스트 베드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특히 '까다로운' 다품종 소량 주문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더 적합하다"며 "중소기업들이 이번 FTA를 계기로 뉴질랜드 시장을 새롭게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