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조심해야 하는 질환 중 하나인 알레르기에 대해 김진돈 한의학 박사(송파구, 본디올 운제당 한의원장, 한국노동교육원 객원교수, 경희대 한의대 외래교수)의 도움으로 알아보았다.
21세기 인류 건강 위협하는 공해병
알레르기도 환절기에 잘 나타난다. 특히 코막힘, 재치기, 콧물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은 어린이 10명 중 3명 이상이 앓고 있는 환절기 흔한 질환이다.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지만 여러 달 혹은 일 년 내내 증상이 계속되는 것이 차이점이다. ‘감기를 사시사철 달고 산다’고 생각된다면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밖에 아토피 피부병, 알레르기성 천식, 두드러기 등도 모두 알레르기다. 알레르기를 쉽게 풀이하면 자신이 싫어하는 물질이 자신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과정에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자신이 싫어하는 물질이란 자신이 그 물질에 대해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것을 말한다. 즉, 인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물질이 들어왔을 때 민감하게 거부하는 반응을 일으키는데, 재채기나 콧물 그리고 기침 등을 통해 그 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특정 음식과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등이 알레르기의 원인이 된다. 아토피 피부병은 우유, 달걀, 콩 등 다양한 음식물이 원인 물질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알레르기성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와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 된다. 또 알레르기성 천식의 원인으로는 애완동물의 털이나 비듬, 바퀴벌레 배설물,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등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회가 산업화될수록 과거에는 없었던 각종 화학 물질의 증가와 대기 오염의 악화로 인해 새로운 원인 물질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학계에서 ‘수십 년 뒤에는 사람마다 콧물과 재채기, 눈병과 피부병 등을 한 가지씩 달고 살아야 할지도 모를 일’이라며 ‘알레르기 질환은 21세기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는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알레르기가 근원적으로 공해병이기 때문이다.
허약 체질에 많아
알레르기는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이 문제이긴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선천적으로 타고난 체질도 중요하다. 누구나 같은 물질을 접하지만 어떤 사람은 병이 되고 어떤 사람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는 알레르기 반응이 각 개인의 체질이나 체력과 관계 있다는 얘기가 된다.
또 가족 간의 유전성도 강하다. 어머니와 아들, 아버지와 딸로 이어지는 교차 유전 현상을 많이 볼 수 있으며, 온 집안 식구가 비슷한 증상으로 내원하는 사례도 흔히 보게 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는 부모 모두 알레르기가 있으면 자녀 중에 90% 이상이 알레르기가 나타난다고 한다. 부모 중에 어느 한쪽이 알레르기가 있으면 70% 이상, 그러니까 2명 중에 1명은 반드시 알레르기가 있다고 보기도 한다.
따라서 부모가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가정에서는 자녀의 건강 상태를 잘 관찰하여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발견되면 조기에 치료해주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허약 체질이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알레르기성 질환을 인체의 생리 기능이 저하되어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알레르기 반응이 아침에 더 심하고, 환절기 때마다 극성을 부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아침엔 몸 안의 양기가 전신으로 골고루 뻗어나가지 못한 때이므로 자연히 몸의 저항력이 가장 약해질 수밖에 없다.
체력 개선이 근본 치료
따라서 알레르기의 근본 치료는 허약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폐의 기능이 약해지면 기관지와 코, 피부에서의 방어 작용이 떨어지므로 알레르기 증상이 잘 일어날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 중 폐가 코를 주관하며(폐주비:肺主鼻), 피부는 폐에 속해 있는 것으로(피속폐:皮屬肺) 인식하기 때문이다.
실제 임상에서 관찰하면 아토피 피부병에 걸린 어린이는 대개 알레르기성 천식이나 비염으로 발전하거나,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알레르기 행진(Allergic March)’ 현상으로 그 근본 원인이 동일한 데서 오는 것이다.
알레르기성 질환을 치료하는 한의학적 방법은 개인의 체질과 구체적인 증상에 따라 이루어진다. 간혹 알레르기의 원인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한의학에 있어서 여성의 코와 생리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만약 생리 이상과 함께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고생한다면 생리를 순조롭게 조절해주는 치료를 통해 비염이 치료되기도 한다.
알레르기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집안 청소와 환기를 잘해주는 것이다. 집먼지 진드기의 온상이 되는 카페트는 치우고 침구류는 특수 천이나 비밀로 포장하는 것이 좋다. 매주 한두 차례 정도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하고 젖은 걸레로 실내를 깨끗이 청소한다. 애완동물이나 두꺼운 천으로 만든 장난감 등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부병에 율무, 영지차, 대추차 도움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콧속을 청결히 해주어야 하는데, 생리식염수나 맑은 소금물을 이용한다. 한쪽 코를 막은 상태에서 생리식염수 또는 소금물을 들이마신 다음 입으로 뱉어내는 것이다. 다른 쪽 코도 똑같은 방법으로 해주는데, 처음엔 좀 고통스럽지만 습관이 되면 하기도 쉽고 좋은 효과도 볼 수 있다. 소금물은 약간 미지근할 정도로 데워서 이용하고, 여기에 솔잎을 찧어 물에 타서 쓰면 훨씬 효과적이다.
피부병이 있을 때는 율무로 밥이나 차를 만들어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율무는 곡물 중에서도 영양가가 높은 식품으로, 특히 단백질과 아미노산이 풍부해서 피를 맑게 해주고 피부에 영양을 공급한다. 체내의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효능도 있다.
율무밥을 지을 때는 먼저 율무를 보리쌀 삶듯이 미리 푹 삶아 건져놓는다. 그런 다음 밥할 때 삶은 율무를 한쪽 옆에 넣고 밥을 지으면 된다. 이 밖에 영지차와 대추차를 자주 마시는 것도 좋다. 영지나 대추에는 항히스타민 성분이 들어 있어서 알레르기로 인해 일어나는 과민 반응을 억제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가을에는 제철에 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감이나 밤, 배 사과 등을 먹는다.
형상의학에서 말하는 알레르기 질환에 잘 걸리는 외모
- 얼굴색이 유난히 희거나 검다.
- 체격은 좀 마른 편이면서 성격상 예민하고 신경질적이다.
- 늘 식욕이 없으며 밥을 먹을 때도 깨작깨작 밥알을 센다.
- 코피를 잘 쏟고 땀을 유난히 많이 흘린다.
- 몸이 약하면서도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부지런히 움직인다.
- 코끝이 뾰족하고 살이 없으면서 오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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