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서울 문래동에 사는 김윤지(36) 주부는 지난 주말 한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액세서리를 정리하다 깜짝 놀랐다. 싸다며 무심결에 이것저것 카트에 넣은 상품들 중 화장실 용품 두 개가 중국산이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가격표에 국산으로 표시된 제품들 속에 함께 섞여있어 당연히 국산인줄 알고 샀는데 너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중국산 가구가 몰려 오고 있다.
4일 관세청과 업계에 따르면 올 1∼3월 가구 수입액은 6억46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5억5600만 달러와 비교할 때 16% 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수입 가구를 국가별로 보면 중국산이 4억2200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67%를 차지했다. 중국산 가구의 수입 비중은 지난 2013년의 63%, 2014년 전체의 64%보다 상당 수준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중국산 가구 수입이 급증한 건 이케아와 관련이 있다. 이케아는 국내 생산 공장을 두지 않고 모든 제품을 중국 등지에서 수입해 팔고 있다.
이케아는 정확한 국내 영업 실적을 발표하지 않지만, 국내 가구 업계에선 이케아 광명점 한 곳의 한 달 가구 매출이 100억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케아는 2020년까지 국내에 5개 매장을 여는 등 공세적인 점포 확장을 할 것으로 알려져 중국산 가구 수입 비중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청은 지난 1분기 가구 수출액은 4억7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억7400만 달러보다 감소했으며, 1분기로만 따지면 이 분야에서 1억7000만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최근 국내 주택 경기가 회생 기미를 보이고 인테리어 수요가 늘어나는 등 가구 내수 시장의 성장으로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선 가구 제품의 관세 구조가 수입을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현행법상 완제품 수입가구에 관세를 물리지 않지만 국내에서 가구를 만들려고 수입하는 파티클보드·중밀도 섬유판·경첩 등 필수 원부자재에는 8%의 수입 관세가 붙는다. 이 때문에 재료를 수입해 가구를 제조하는 것보다 싼 완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낫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 주변에 중국산 아닌 제품을 찾기 힘들다"며 "소비자들 인식이 값싸고 품질 좋으면 국산, 외산을 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