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는 7일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지표들이 내수의 점진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경제 전반의 회복을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KDI는 이날 발표한 'KDI 경제동향'에서 "4월 수출은 전월에 이어 저유가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과 세계경제 회복세 둔화로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이라며 "이에 따라 광공업 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수출 출하도 부진한 상황이며,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재차 하락하는 등 생산활동이 다소 위축돼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은 4월 저유가로 단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세계경제의 회복세도 둔화되면서 전년동월 대비 8.1% 감소했다. 전달(-4.3%)보다 감소세가 확대된 것이다.
지역별로는 중국(-5.2%), 아세안(-19.8%), 중남미(-11.4%) 등 신흥시장국과 미국(-2.7%), EU(-11.9%), 일본(-12.6%)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7.5%)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의 수출이 감소해 우리 수출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에 있음을 시사했다.
KDI는 "OECD 경기 선행지수가 기준(100)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고, 올해 들어 세계 교역량 증가세도 둔화되고 있어 수출 여건이 빠르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수입 역시 유가 하락에 따라 3월 -1.7%에서 4월 -7.5%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에너지자원(-40.3%) 수입 감소폭이 컸다. 무역수지는 저유가에 따른 교역조건의 개선 추세가 지속되면서 85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일부 실물지표들은 점진적 개선 가능성을 보였지만 수출 부진으로 전반적 생산 활동은 부진한 상황이다.
3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이 완만하게 회복됐으나 광공업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 및 보험업(+9.7%)과 부동산업 및 임대업(+8.6%)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3.1% 증가했다.
하지만 광공업 생산은 –0.1% 줄었고 1분기 전체로도 전년 동기보다 1.0%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전월의 75.1%보다 하락한 73.6%를 기록했다.
소비와 투자도 크게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3월 중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 판매 증가의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2.8% 증가했으나 준내구재(-2.1%)와 비내구재(-0.8%)의 판매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6.6% 증가했다. 하지만 설비투자(제조업) BSI 실적치가 3월 97에서 4월 95로 하락하는 등 기업 투자 심리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반면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회복세로 건설수주가 전년 동월 대비 141.7% 증가하는 등 회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경기 흐름을 반영하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기준(100)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에 정체돼 있지만 향후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 103.1에서 4월 103.8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