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모바일을 넘어 모든 것을 연결하라(Beyond Mobile, Connet Everything). 구글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플랫폼 확장 포부를 알렸다.
구글은 28일(현지시간) 오전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 센터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부사장의 개막사를 시작으로 개발자 콘퍼런스 'I/O 2015' 여정을 시작했다. 올해 I/O 슬로건은 '개발, 참여, 획득'(Develop, Engage, Earn)이다.
I/O는 입력값과 결괏값을 뜻하는 공학용어 '인풋/아웃풋(INPUT/OUTOUT)'의 약자이자 구글의 사명인 '개방에 의한 혁신(Innovation in the Open)'을 총칭하는 신기술 발표회다.
개막날 기조연설에서 구글의 주요 신기술이 발표되며 오후 세션과 폐막 날까지는 각종 강의와 체험 세션이 진행된다.
앞서 구글은 2007년 '구글 개발자의 날'이란 명칭으로 전 세계 9개 도시에서 첫 개발자 회의를 열었다. 오늘날 I/O 전신이 된 행사는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으며 이후 구글은 매년 봄 I/O를 개최하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렸지만 행사 장소인 모스코니 센터는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전 7시부터 시작되는 입장을 위해 많은 사람이 센터 내부에서 인근 도로변까지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오전 9시30분부터 시작된 기조연설에서 피차이 부사장은 "지난해 개통된 스마트폰 10대 중 8대는 구글이 만드는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로 작동한다"며 "오늘은 안드로이드가 모바일 기기를 뛰어넘어(Beyond Mobile) 세상 여러 영역을 연결하는 모습(Connect Everything)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차기 버전인 '안드로이드 M'과 간편 결제 서비스 '안드로이드 페이'를 공개했다.
구글은 알파벳 철자 순으로 안드로이드 이름을 붙이는 관행이 있다. 정식 출시 명칭은 통상 달콤한 디저트에서 따온다. 전작 '안드로이드 L'의 명칭은 '롤리팝'이었다. 다만 이날 구글은 안드로이드 M이 개발 중이란 이유로 대략적인 특징만 언급했다. 안드로이드 M은 올 3분기 넥서스 제품을 통해 공식 선보인다.
안드로이드 M은 이용자가 앱을 더욱 신속하게 이용하는 데 초점을 뒀다. 이용자 동의나 팝업창을 최소화해 번거로운 중간 절차를 없앴다.
대표적인 개편 사항으로 안드로이드 M 이용자는 링크 주소를 누르면 곧바로 해당 앱으로 접속할 수 있게 됐다. 트위터 인터넷 주소를 누르면 트위터 앱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기존에는 인터넷 주소를 누를 때마다 이용자가 일일이 적합한 앱을 선택해야 해 절차가 번거로웠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M에서는 인증된 링크와 관련된 앱을 바로 실행해준다.
안드로이드 M의 또 다른 특징은 간편 결제 서비스 '안드로이드 페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페이의 가장 큰 장점으로 '간편함'을 들었다. 이 서비스는 별도의 앱 설치가 필요 없다. 신용 카드를 등록해도 가상 번호로 결제가 이뤄지며 지문 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안드로이드 M은 자동차와 시계로도 확장된다. 구글은 스마트폰으로 운전 환경을 제어하는 '안드로이드 오토'와 시계형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웨어'를 선보였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현대자동차·아우디·지엠·폭스바겐·혼다·포드 등 주요 제조사들의 신형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다. 구글은 I/O 행사장에 안드로이드 오토가 탑재된 승용차 전시회를 운영한다.
구글은 7개의 안드로이드 웨어 제품을 소개했다. 스마트 워치에서 이용하기 좋은 앱 4000개를 마련하고, 디자인도 강화해 패션 소품으로도 쓰일 수 있게 했다. I/O 안드로이드 웨어 전시관에는 수십개의 알록달록한 시곗줄과 패션 화보가 붙어 눈길을 끌었다.
◇ 사물인터넷 전용 OS '브릴로' 3분기 출시
이번 구글 신기술 발표회에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사물인터넷 전용 OS 출시 계획이었다. 그동안 구글은 모바일 OS 안드로이드에 주력해왔다. '브릴로'로 명명된 이 OS는 구글의 공격적인 사물인터넷 사업의 신호탄인 셈이다.
구글은 브릴로 출시뿐 아니라 기계가 사람 음성을 인식하는 기술에도 막대한 투자를 했다. 구글이 출시한 제품들의 음성 인식 오류 발생률은 2013년 23%였지만 올해 현재 8%까지 떨어졌다.
피차이 부사장은 "사물인터넷 OS '브릴로'를 올 3분기 선보일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인간과 기계, 기계와 기계가 상호 작용하는 세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구글은 사용자 의도 반영 검색 서비스 '구글 나우', 신개념 스마트폰 사진 관리 앱 '구글 포토스'를 소개했다. 구글 포토스는 무료·무제한 용량으로 출시돼 화제를 모았다.
아닐 사바왈 구글 포토스 총책임자는 "구글 포토스는 수백장, 수천장의 스마트폰 사진을 쉽고 빠르게 관리하도록 주안점을 뒀다"며 "I/O 개막을 기념해 구글 포토스를 오늘부터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구글 I/O 신청자 수는 2만4000여 명으로 4대 1의 경쟁률을 뚫은 6000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글은 행사 장소 대비 매년 늘어나는 신청 인원을 고려해 참가자 규모를 추첨제와 직업군 등을 고려해 제한하고 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I/O 개막 연설에는 전세계 100만명 이상이 동시 시청했다.
이번 구글 I/O에 참가한 관중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안드로이드 오토 전시장에서 만난 인도 출신의 바이시나비 벤카트산(오라클 소속)은 "스마트폰과 운전 시스템을 연동한 '안드로이드 오토'가 인상적"이라며 "반면에 안드로이드 웨어는 기대 이하"라고 말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웨어에 탑재된 기능은 기존의 앱들과 차별화된 것이 없다"며 "비싼 가격과 빨리 닳는 배터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텍사스에서 왔다는 스미스 스펜서도 "이번에 공개된 안드로이드 웨어는 전작과 경쟁 제품에 비해 새로운 것이 없어 보인다"며 "안드로이드 웨어는 실망이지만 검색 의도를 자동 파악하는 '구글 나우'는 실용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위터 본사 직원 루파크 벤카타리한은 "사진을 무료로 무제한 관리할 수 있는 '구글 포토스'가 흥행할 것 같다"며 "이번 구글 I/O에서 공개된 기술들은 아프리카와 인도 등 신흥 국가를 겨냥한 것이 많아 구글의 사업 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