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수출이 5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증권가의 실적 장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분기 글로벌 유동성이 밀어 올린 호황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가운데 수출 기업의 실적 악화로 추가 상승 동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출이 5개월 연속 줄어든데다, 특히 지난달에는 감소 폭이 두 자릿수로 확대됐다.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경우 통상 유동성 장세 이후 이어지는 기업 실적 강세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423억92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0.9% 감소했다. 수입은 15.3% 감소한 360억7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엔저(低)와 중국 및 미국의 경기 부진 등이 겹쳐 한국의 무역 규모 자체가 전반적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올들어 전년 대비 수출 감소율은 ▲1월 0.2% ▲2월 3.4% ▲3월 4.3% ▲4월 8.1%로 둔화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특히 철강과 자동차, 선박, 무선통신기기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크게 줄었다.
KTB투자증권 신지윤 센터장은 "그간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던 것은 저유가 기조 속에 매출은 저조해도 비용이 크게 감소한 덕분이었다"며 "2분기 이후 유동성 장세 뒤 실적 장세라는 전통적 흐름의 출현은 보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리서치센터장은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전반에 걸친 수출 둔화가 5월 들어서까지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에 재확인됐다"며 "수출 관련 종목 주가의 부진한 흐름이 경제 지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화 약세로 한국 기업은 고전하는 반면 일본 기업은 약진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소다.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2014년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7조8100억엔(약 71조원)에 달했다. 수출 기업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일본 니케이255지수는 지난 5월29일에 2만563.15포인트로 전년보다 40.05%상승하기도 했다.
대신증권 조윤남 센터장은 "일본 기업이 강세를 보이며 자동차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업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실적 장세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수출 등의 개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