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종목들이 급격한 주가 변동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신중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078.64) 대비 15.48포인트(0.74%) 내린 2063.16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도 700포인트가 무너지며 696.97로 장을 마쳤다.
메르스 3차 감염자와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이번 사태가 쉽사리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이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왔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 3거래일 연속, 코스닥은 2거래일 연속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요동치는 메르스 관련주들은 일반적인 주가 예측을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특징.
메르스 수혜주로 꼽히며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백신주들은 이날 일제히 추락했다. 중앙백신(-15.00%), 진원생명과학(-14.91%), 한올바이오파마(-14.68%), 바이오니아(-14.65%) 등은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적어도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리던 백신주의 돌변에 투자자들은 당황하고 있다.
업계는 백신주 대부분이 사실상 메르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데다 백신 치료제 개발이 당분간 어렵다는 보도까지 이어져 매도심리가 몰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메르스 감염 예방을 위한 마스크, 손세정제 관련 업체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마스크 생산 업체인 케이엠(14.92%)과 오공(14.94%), 손세정제를 만드는 파루(14.99%) 등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됐던 '유커(중국인 관광객)주'는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중국, 대만 관광객들의 여행 취소 소식이 전해지며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모두투어(6.20%)와 하나투어(1.77%) 등 여행주는 오랜만에 오름세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2.97%), LG생활건강(1.97%), 한국화장품(7.20%), 코리아나(5.95%) 등 화장품 관련주와 강원랜드(1.56%), GKL(0.40%) 등 카지노주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상한가가 하한가로 바뀌고 암울했던 종목이 반등에 나서는 등 하루 만에 업종별 희비가 뒤바뀌자 전문가들은 관련주 투자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현재 메르스 백신과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백신주에는 메르스 수혜에 대한 기대심리가 상당 부분 반영 돼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추가 상승 탄력은 제한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향후 2주 동안은 코스피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확한 저점을 단언하기 어려운 만큼 분할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KDB대우증권 고승희 연구원은 "앞선 사례들을 살펴봤을 때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이 주식시장에 큰 충격을 준 경우는 없다"며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나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편입 여부 등을 글로벌 이벤트를 잘 살피며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