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면 방직 기업 '방림', 섬유·의류 기업 'BYC', 원양 어업 기업 '사조산업' 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업종이 다른 이들 기업은 언뜻 별 접점이 없어 보이지만, 시가총액이 자산가치보다 낮은 기업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주식 시장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면서 그간 자산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거나, 부동산을 많이 보유한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앞으로도 이들 자산주가 승승장구할지는 부동산 경기 추이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주로 꼽히는 기업들의 올해 주가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특히 섬유와 의류 업계에서는 지난 1분기 매출이 줄었지만 오히려 주가는 올랐던 기업도 있었다.
대표적인 부동산 자산 보유 기업인 대한방직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만원대에서 7만4000원대 수준까지 두 배이상 뛰었다. 대한방직의 지난 1분기 잠정 연결기준 매출액은 560억9461만원으로 전년 602억7756만원보다 6.93% 감소했다.
방림은 2만3000원대에서 2만9000원대로, BYC는 26만2000원대에서 37만7000원대까지 올랐다. 방림과 BYC의 1분기 잠정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441억6200만원, 398억7176만원에서 352억9200만원, 381억5650만원으로 각각 20.08%, 4.30% 줄었다.
자산 주 강세는 섬유·의복 관련 업종 외에도 두드러졌다. 설탕 등을 제조 기업인 대한제당과 그랜드백화점도 강세를 보였다. 대한제당은 2만4000원에서 2만8000원대로, 그랜드백화점은 9900원대에서 1만3000원대로 상승했다.
경기도 하남시에 골프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사조산업도 주가가 4만원대에서 7만8000원대까지 큰 폭으로 올랐다.
이 같은 상승세는 올들어 보이는 부동산 경기 호조의 효과로 보인다. 부동산 경기가 개선되며 이들 기업이 보유한 자산 가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도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최창호 투자전략부서장은 "매출이 줄었는데도 올해 주가 상승이 단기성이 아닌 지속성을 보였다면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며 "경기 영향으로 자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4월28일 발표한 '부동산시장 동향분석'에서 1분기 주택매매시장과 분양, 주택임대시장에 대해 기준금리 인하, 심리 개선, 부동산 관련 법안 통과 등의 효과가 있었다며 2분에도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청약 경쟁률도 높고 거래도 활발하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급 상황과 고령화 추세 등을 볼 때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지에는 의문이라는 것이다.
대신증권 황규완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도 거시 경제의 일부기 때문에 경기와 완전히 따로 움직일 가능성은 낮다"며 "불확실성이 있는 부동산 시장에 비춰 기업 가치를 보기 보다는 포트폴리오가 수익성을 갖췄는지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손정락 연구위원은 "최근 공급 과잉이나 미국발 금리 인상이 단기적인 충격이라면 인구 구조 변화 등은 부동산 시장을 장기적으로 갉아 먹는 요인"이라며 "다수의 기관에서 위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