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에 대해 삼성그룹 사장단은 말을 최대한 아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통합법인의 수장으로 거론되는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 세례에도 굳은 표정으로 침묵을 지켰다. 다른 계열사 사장들도 대답을 하더라도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그쳤다.
삼성 사장단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물산 합병과 엘리엇 관련 질문 등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며 발언을 자제했다.
반면 삼성물산 관계자가 직접 현장을 찾아와 기자들의 질문에 사장단 대신 답변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엘리엇의 공세와 합병 비율 재산정 등에 관한 질문에 특별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윤 사장을 보좌하던 물산 관계자는 "현재 엘리엇과 관련된 답변을 할 수 없다"며 "민감한 사안이라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요청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아예 사장단 회의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상사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김신 대표이사 사장은 별 다른 말을 남기지 않고 로비를 빠져나갔다.
제일모직의 건설리조트 부문의 김봉영 대표이사 사장만 가처분 소송 등 엘리엇의 지속적인 공격에 대해 "잘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다만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엘리엇의 반대에 대해 "각자 주주가치를 제고한다고 하는데 생각과 목적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소액주주 입장에서 엘리엇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문제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합병에 따른 사업 시너지 등을 감안하면 향후 주주가치도 높아지기 때문에 합병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는 얘기다.
부윤경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2팀장(부사장)은 "합병이 잘 돼야 한다"고 밝혔다.그룹 내 인수합병(M&A) 업무를 총괄하는 김종중 미래전략실 전략1팀장(사장)도 엘리엇에 대해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삼성그룹 사장단은 배상민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강사로 나서 '디자인이 미래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