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시장의 예상대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없었다. 하지만 연내 금리 인상은 재확인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적절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17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가 계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했던 2%대를 회복하면 올해 적절하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낮췄던 에너지 가격이 안정돼 인플레이션이 곧 2%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금리가 인상될 때 국내에서 가장 문제될 수 있는 건 1100조에 달하는 가계부채다.
국내 소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미국 중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로 미국(77%)보다도 높고,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지난해 기준 164.2%로 치솟아 OECD 평균치(135%)를 뛰어 넘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를 내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1.50%를 기록하면서 가계부채는 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시차는 있더라도 우리 역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 경우 변동금리 대출자들은 늘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가계부채의 뇌관이 터질 위험성이 크다.
경제학 박사인 이혜훈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빚을 내 집을 샀던 분들이 금리가 오르면 원금을 갚는 것은 고사하고 이자를 갚기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며 "대출 받아 생활비를 충당하던 서민들도 이자를 갚기 어려우면 금융기관들이 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 시장에 들어온 외국 자본이 썰물빠지듯 빠져나갈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한국과 미국의 시장금리가 역전되면 신흥국에 머물던 자본이 미국 시장으로 옮겨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탈)이 탄탄하고 외환부문의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다른 신흥국과는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더라도 외국자본 유출 압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성훈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외국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주식 보유는 줄이고 채권 보유는 늘려 실제 외국 자본 유출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의 영향이 일부 취약 신흥국에 제한되더라도 해당 국가에 대한 수출에 영향을 미쳐 한국 경제에도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본은 변동성이 높은 자금이 절반 이상이다. 신흥국에 유입된 자본은 2014년 1조481억 달러로 2009년(7063억 달러) 대비 48.4% 늘었는데 같은 기간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본 중 증권투자와 은행 등 차입금 비중은 51.8%를 차지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 미 달러화 표시 차입비중이 큰 신흥국의 채무상환부담 가중으로 연결된다. 해외자금조달 비중이 높은 신흥국 기업들의 파산과 신용경색으로 이어져 내수 감소와 경기침체를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최호상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로 금융과 무역의 동조성이 높아져 일부 신흥국의 불안이 신흥국 전체로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