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한국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이 일본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저 현상으로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특히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일본의 가격 경쟁력은 크게 높아졌고, 최근에는 현대·기아자동차 등 한국의 자동차산업에 대한 위협이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25일 현대경제연구원 백다미 선임연구원이 발표한 '엔저에 따른 한·일 수출 비교-자동차 분야 타격 본격화'에 따르면, 올해 1~4월 한국의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분야 수출은 전년 같은기간보다 5.2% 감소한 반면, 일본은 1.3% 증가했다.
한국기업들은 수출량 감소가 2년째 이어지고 있는 반면, 일본은 지난 2년에 걸친 부진을 씻고 올해들어 회복세로 돌아섰다.
일본의 수출 회복세를 뒷받침하는 것은 엔저 효과다.
이미 수출경쟁력을 알 수 있는 원·엔 실질실효환율은 역대 최고 수준까지 벌어진 상태다.
엔화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지난달 기준 69.8포인트까지 내렸다.
반면 원화 실질실효환율은 원화 강세에 따라 지난달 114.3포인트까지 상승했다. 실질실효환율 상승은 수출가격 경쟁력의 악화를 의미한다.
실제로 올해 1~4월 자동차 수송산업의 수출가격은 한국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4% 하락했으나 일본은 이보다 하락세가 더 커 8.1% 하락했다.
엔저 현상에 따른 한국 수출기업의 수출 경쟁력 악화는 비단 수송 산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
일본의 섬유, 금속 등의 산업 역시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 물량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4월 섬유 산업의 수출물량은 한국이 9.5% 감소한 반면, 일본은 2.1% 증가했고, 금속 산업도 한국이 1.0% 수출이 줄어든 가운데 일본은 1.2% 늘었다.
백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일본의 수출 가격 경쟁력 향상과 수출 물량 증가는 한국의 수출 물량을 잠식하여 수출 경기를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원·엔 환율의 변동성 축소와 엔저 현상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촉진하고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일본의 산업 경쟁력 회복에 대응해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