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채널을 돌리다 보면 어김없이 홈쇼핑 방송이 쉼없이 나온다. 평소 하나쯤 구입해 보고 싶던 제품이 시중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무이자
할부까지 되고 무료배송이 된다. 품질과 가격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추면서 홈쇼핑은 백화점과 할인점 등과 함께 국내 유통시장을 주도해
가고 있다. LG홈쇼핑 신형범 홍보팀장을 찾아 국내 홈쇼핑 산업의 유통구조와 향후 전망에 대해 들어본다.
포화시장 진입… 터닝포인트 필요
최근 4~5년 사이 급성장한 국내 홈쇼핑 시장은 성숙기로 접어들었다. 94년 LG홈쇼핑과 CJ홈쇼핑이 탄생한 이래로 지난 2000년 현대,
우리, 농수산 홈쇼핑이 생겨 이미 국내 홈쇼핑 시장은 포화상태다. 신형범 홍보팀장은 “좁은 땅덩어리에 무려 5개의 홈쇼핑업체가 있고
거기에 수십개의 광고방송까지 난립해 있어 이미 국내 홈쇼핑 시장은 찰대로 찬 상태”라면서 “단기간에 이처럼 급발전한 것에 대해 홈쇼핑의
선진국인 미국에서조차 놀라워하고 있다”고 국내 홈쇼핑 시장의 발전에 대해 말한다. 이는 “인구밀도는 높고 땅은 좁아 물류비용이 적게
들고, 인터넷 초고속망이 잘 돼 있다는 점, 또 OECD 국가 중 여성의 사회 참여비율이 적다는 점이 국내 홈쇼핑 산업의 활성화의
주된 요인”이라고 신 팀장은 분석한다.
매시간이 ‘전쟁’이라 할 정도로 치열한 각 업체간의 경쟁은 핵심역량이 100% 노출되는 홈쇼핑 산업의 특성상 차별화에는 한계가 따른다.
때문에 브랜드 신뢰가 경쟁력이 된다고. 신 팀장은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 카달로그 등 1주일만 지켜보면 그 흐름 자체를 꿰뚫어
볼 수 있다”면서도 “고객들이 믿고 살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서비스의 질이 우선된다”고 말한다.
홈쇼핑은 MD(상품기획자)의 뛰어난 감각으로 우수한 벤더들의 제품을 선정, 이를 적정한 가격에 맞춰 쇼핑호스트의 판매력으로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홈쇼핑 매출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MD의 능력, 높은 신뢰도, 뛰어난 제품의 질과 서비스, 쇼핑호스트의 정확한 상품소개가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홈쇼핑 구매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대비 품질력이 뛰어나다는 점. 물론 중간 유통마진을 생략해 저렴한 것도
있지만 공산품 등의 경우 주문을 받으면 만들기 시작한다는 것도 가격인하의 요인이 된다.
신 팀장은 홈쇼핑 판매 매출액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한다. 마진율은 통상 26~28%. 순이익이 전체 매출액의 2%에 불과하다는 것.
홈쇼핑은 중간 유통과정이 없는 대신 방송제작비와 물류배송비(무료택배), 080 무료전화 서비스, 할부수수료 등의 금융비용 등이 지출되는
고비용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홈쇼핑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중소기업의 활성화와 사회적 비용절감, 물류산업의 성장 촉진등으로 요약된다. 신 팀장은 “우수한 기술력이 있어도
막대한 마케팅과 광고비용이 없어 사장되는 기업이 많은데, 홈쇼핑 판매로 우수한 중소기업이 매출의 증대와 함께 광고효과를 누릴 수 있어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돼 준다”면서 “또 중간 유통과정을 빼 시간과 노동 에너지 등 사회적 비용을 절감, 눈에 보이지 않는 기여도가
크고, 제품이 택배로 배송돼 물류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한다.
현재 국내 홈쇼핑 시장은 10조원 규모로 전체 유통시장의 10%내외를 차지하고 있으며 선진화돼 있는 실정이다. 신 팀장은 “현재의 홈쇼핑
산업은 포화상태로 기존고객에 대한 신상품 개발이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시기로 이대로 정체되거나 마이너스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