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며 최근 부진했던 대표 수출주들이 반등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173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전일(1167.9원) 보다 0.9원 하락한 1167.0원에 마감했다.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풀리면서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117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6월12일(종가 1170.5원)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오는 28~29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29일 1068.6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약 세 달 만에 9.2%나 뛰어올랐다.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심과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0.35%, 3.25% 하락한 채 장을 마쳤지만 수출주들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원화 약세 현상으로 수출 경쟁력이 상승함에 따라 주가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이날 현대차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4.32%(6000원) 오른 14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한전 부지를 시장 예상가의 3배 수준인 10조5500억원에 낙찰 받으며 휘청거리기 시작한 현대차는 올 초 엔저 영향과 신차 판매 부진 등 악재를 맞으며 주가가 반토막났다.
지난 5월27일 SK하이닉스에 밀려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준 현대차는 이후 4위까지 떨어지는 부진을 겪다 이날 원화 약세에 따른 이익 개선 기대감을 등에 업고 다시 2위를 탈환했다.
'현대차 3인방'도 함께 웃었다. 현대모비스 주가는 6.20% 오른 21만4000원, 기아차는 4.43% 상승한 4만3650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김진우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이익은 각각 7%, 10%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주가를 짓눌렀던 요인 중 하나인 환율 환경이 나아지는 조짐을 보이며 투자 심리도 부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 최중혁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기대로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현대차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상반기에는 일본 업체와의 경합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최근 환율이 꾸준히 오르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경쟁력이 강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 관계자 역시 "최근 원·달러 환경이 좋아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수출주들도 선전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08% 오른 123만원에 거래됐다. 6거래일만의 반등이다.
LG전자는 8.26%나 상승한 4만4550원을 찍었다. 8.26%는 지난 2011년 11월28일 8.26% 이후 약 3년8개월 만에 나온 LG전자의 일일 최대 상승률이다.
조산주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주가도 각각 1.01%, 2.96% 올랐다. 모두 4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7월 FOMC 회의를 계기로 미국 금리인상, 달러 강세 우려감이 잦아들며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외국인 매도압력 완화·매수 전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레벨업된 원·달러 환율 수준에서 변동성이 잦아들 때 수출주의 반등 탄력은 극대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