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의 마지막 관문인 '주식매수청구권' 문제를 마무리함에 따라 9월1일 '통합 삼성물산'으로 거듭난다.
통합 삼성물산은 당분간 4명의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되면서 '한 지붕 네 가족' 형태로 사업 부문을 운영하게된다.
10일 삼성과 업계 등에 따르면 통합 삼성물산은 9월4일 신규법인 등록을 통해 공식 출범한다.
이에 앞서 9월2일에는 대표이사 선임 등 이사회를 열고 같은 달 14일에는 '통합 삼성물산' 신주(新株)를 배포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하는 주식매수청구권은 총 1171만730주(지분율 7.5%)에 달했다. 주식 매수 청구 대금은 매수 가격(5만7234원) 기준으로 6702억 원이다. 두 회사가 정한 주식 매수 청구 규모인 1조5000억 원의 45% 선에 그쳤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가까스로 합병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적지않다. 서로 다른 성격의 사업 조직들을 통폐합해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과제다.
통합 삼성물산의 조직 개편작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합 법인은 옛 삼성물산의 건설, 상사 부문과 옛 제일모직의 리조트·건설, 패션 부문이 합쳐져 '한 지붕 네 가족' 형태로 구성돼 있다.
조직 개편을 통해 중복 조직을 통폐합함으로써 낭비 요인을 최소화시켜 수익성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건설 부문의 자재구입 부서를 하나로 합치거나 자금운용 부서를 통합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삼성그룹 계열사 곳곳에 흩어져 있는 건설부문이 통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을 포함한 주택사업부를 이르면 연내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 통합 삼성물산의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통합 삼성물산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사업 강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합병 선언 당시 바이오 부문의 매출을 오는 2020년 1조8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2·4분기 중 나스닥에 상장해 2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이 부회장의 여동생인 이서현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패션 부문도 상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출을 2020년 10조원으로 5배 이상 끌어올릴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조직 개편은 연말 사장단 인사와 더불어 가시화 될 전망이다. 그전까지는 조직의 안정화를 위해 당분간 4인 체제로 통합 물산을 운영된다.
존속법인인 제일모직의 윤주화 패션부문 사장과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은 대표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한다. 피합병법인인 삼성물산의 최치훈 건설부문 사장과 김신 상사부문 사장은 이사회에서 추가로 대표이사로 선임된다.
통합 삼성물산의 등기이사는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6명 등 총 11명이다. 사내이사는 4명의 대표이사와 이영호 삼성물산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 등 기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상근 등기임원 5명이다.
조직개편과 더불어 통합 삼성물산 지분 16.5%를 가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직을 맡고 나아가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등기이사 선임은 주주총회 사항이어서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 이전에는 불가능하다.
한편 통합 삼성물산은 향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추가적인 공세와 장기전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현재 엘리엇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올려달라는 조정신청을 법원에 낼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손해배상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