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수년간 불황에 시달려온 증권사들이 올해 호황을 맞으면서 상반기에만 작년 전체 순이익을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시중 자금이 증시로 몰리면서 거래대금이 크게 늘었고,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 확대로 이어진 덕분에 상반기(1∼6월)에만 작년 한해 수확량을 확보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2294억 원으로 지난해 순이익(2031억 원)을 넘어섰다.
대우증권은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강자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할 때 이익 개선폭이 다른 증권사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는 편이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상반기 순이익이 1584억 원으로, 지난해 순이익(1447억원)을 넘어섰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순이익은 작년 4분기 505억원, 올해 1분기 672억원, 2분기 911억 원 등으로 매 분기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상반기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연환산 세후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7.8%로 지난해 말 세후 ROE 16.2%보다 크게 개선됐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기업금융, 트레이딩, 리테일 등 사업본부 전체에서 고른 성장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투자증권과 합병한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1617억 원으로 지난해 양사 순이익(876억 원)을 합친 것보다 두배 가량 많은 성적을 거뒀다.
현대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에만 1706억 원의 순이익을 달성, 지난해 전체 순이익 373억원의 5배가 넘는 탁월한 실적을 올렸다.
개인 고객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도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키움증권의 올해 순이익은 1256억원으로 작년 전체 순이익 76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대신증권 역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757억 원으로 작년 전체 순이익 436억 원의 두배에 가까운 실적을 이미 달성했다.
NH투자증권 한승희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2분기 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2분기 일평균거래대금이 1분기에 비해 36% 가량 늘어난 10조3000억원을 기록하면서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특히 증권사들에 대한 3분기 이익전망치가 잇따라 상향조정되고 있어 올해 연간 이익은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