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고명현 기자]북한군의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촉발된 남북 간 군사적 긴장감을 풀기 위한 남북의 고위급 접촉이 24일로 사흘째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연천군 주민들은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중면 주민에 따르면 70대 할머니는 이날 오전 피로 누적으로 몸에 이상증상을 호소하며 대피소 밖으로 나와 귀가했다. 북의 포격 도발이 있던 20일 오후부터 닷새째 이어지는 대피소 생활에 주민들의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특히 대피소에 모인 주민 대부분이 노령인 데다, 몸이 불편한 경우도 많아 몸에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에어컨 등의 편의 시설이 보강됐으나 불편한 잠자리에 연일 계속되는 남북 대치의 긴장감이 더해지면서 주민들의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경기 연천지역에는 중면 2개리 218명 등에 대피령이 내려진 상태이고, 이중 42명이 두 곳의 대피소에서 잔류하고 있다. 파주시도 대성동 마을과 통일촌 등 800여명의 주민들에게, 김포시는 월곶면 용강·조강·보구곶리 주민 119명에게 대피령을 내렸으나 대피소 잔류주민은 현재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낮에는 농삿일 등 생업에, 저녁에는 집이나 대피소로 돌아와 남북 접촉 소식에 예의주시하며 남북의 대피상황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
연천군 중면 삼곶리 박용호 이장은 “피로가 누적되면서 몸이 불편했던 노인분들의 귀가가 늘어나고 있다”며 “빨리 현 상황이 원만히 정리돼 주민들이 일상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 고위급은 22일 오후 6시30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만나 23일 오전 4시15분까지 10시간 가까이 2일 협상을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30분 접촉을 재개해 24일 오후 4시 20분 현재 마라톤협상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