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기자] 서울과 부산 시내 면세점 특허를 둘러싼 대기업들의 면제점 2차 전쟁에서 롯데와 두산, 신세계가 격돌할 전망이다.
기존 사업자인 롯데, 신세계, SK네트웍스가 참전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관세청은 오는 25일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 신세계 부산 조선호텔면세점 등 총 4개의 시내 면세점 특허 입찰접수를 마감한다.
당초 이번 면세점 2차 대전은 롯데가 손쉽게 면세 사업권을 지키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관세법이 개정된 이후 면세 입찰이 몇 차례 진행됐지만 사업자가 변경된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롯데에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고 최근까지 롯데의 국적 논란 등으로 롯데의 면세점 수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 17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한 이후 분위기는 또 다시 반전되는 모양새다.
신 회장은 "롯데 면세점이 세계 3위지만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며 "면세점에 투자 비용만 2조8000억원이 된다. 면세점 사업은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롯데 면세점이 많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면세점이 간접적으로 고용하는 근로자가 3만명에 달한다"며 "국민의 지지와 후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간접적으로 롯데 면세점이 재승인을 받지 못할 경우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늘리기 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강조한 셈이다.
롯데 면세점 측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신 회장이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었다는 평이 돌고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면세점 수성이 절망적이다'라는 입장에서 '해볼만하다'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롯데의 분위기 반전은 경쟁자들에게 더 치열한 싸움을 예고했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두산은 롯데 면세점 공략이 어려울 경우 SK네트웍스의 워커힐면세점을 겨냥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관측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두산 측이 이미 워커힐면세점 사업권을 보장받고 면세 대전에 참전했다는 설까지 돌고 있다.
두산은 동대문 두산타워를 면세점 입지로 선정, 오는 25일까지 관세청에 관련 입찰 서류를 제출할 예정이며 기존 두타 쇼핑몰은 그대로 유치한 채 다른 층을 면세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두타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동대문 지역 관광 및 상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동대문 지역은 관광, 쇼핑, 교통 인프라와 외국인 관광객 방문 선호도 등을 고려할 때 면세점 입지로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며 "주변 상인 및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경제 및 지역발전 기여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검토하면서 사업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부산 해운대에 위치한 신세계 면세점 수성과 동시에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한 노력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신세계 그룹이 강남과 강북에 각각 후보지를 내세울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력한 방안은 강북 본점과 강남 센트럴시티점을 복수로 내세우는 방법이다.
신세계 측이 이번 면세점 대전에 참전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수익을 내기 어렵고 해운대 면세점으로는 만족을 못할 것"이라며 "신세계 측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백화점 그룹은 이번 하반기 서울시내 면세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그룹 주력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으로 미뤄 언제든 참여할 가능성이 높지만 올해 추진해야 하는 백화점 개점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