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아티스트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은 이상은의 오랜 음악 동료이자 연주가인 다케다 하지무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이상은의 곡 아홉 개를 골라 피아노 연주 앨범을 발매했다. 이상은이 직접 제목을 붙인 ‘MONO’는 아티스트 이상은의 작곡가로서의 가치를 재발견함과 동시에 국내에서 흔치 않은 대중적인 감상용 음악의 미학을 자랑한다. 이상은과 다케다 하지무의 파트너십이 ‘세션’이나 ‘프로듀싱’의 단계를 넘어 ‘공동 작업’이라 표현되는 이유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음악을 만드는 이상은의 작품을 실제 앨범으로 구체화시키는 전 과정에 다케다 하지무의 손길이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도 한국 명반을 꼽는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6집 ‘공무도하가’를 시작으로 한 둘의 파트너십은 일본에서 발매된 영화 ‘간밧떼이키맛쇼이’의 OST를 포함, 15년간 이상은의 이름으로 발매된 전 앨범으로 이어지고 있다. 테크닉을 넘어 교감과 소통, 신뢰가 있어 가능한 파트너십이기에 다케다 하지무가 직접 고른 이상은의 곡을 그가 피아노 한 대로 연주해 낸 앨범 ‘MONO’는 이상은 팬들에게 큰 의미가 있다. ‘MONO’가 이상은의 음악사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될 또 하나의 포인트는 작곡가로서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최근 대중문화계는 영웅의 활약이 뚜렷하다. 하지만 이전과는 달리 슈퍼히어로는 인기가 없다. 대중문화를 장악하는 영웅들은 소시민들. 서민 영웅들이 각박한 현실을 위로하고 있다. 성실한 당신이 바로 영웅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면서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소시민적 영웅’들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드라마 ‘시티홀’의 김선아와 영화 ‘거북이 달린다’‘의 김윤석이 그 주인공. 드라마 속 김선아는 백수 9년차에 기적처럼 10급 공무원에 합격한 캐릭터다. 술과 수다, 친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여성이지만 차츰 대중들로부터 존경받는 인물로 거듭나는 역할이다. 정치의 ‘ㅈ’도 모르는 30대 중반의 여성에서 ‘정치가 별거야? 못 사는 사람 잘 살게, 잘 사는 사람은 좀 베풀게 하면 되는 거 아냐?’라는 진리를 깨닫고 실천에 옮김으로써 서민을 위할 줄 아는 시장으로 변모해가는 그녀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준다. 한국인의 오랜 꿈인 정치적 판타지를 생생하게 살린 셈이다. ‘거북이 달린다’의 김윤석은 충남 예산에서 한량의 삶을 살던 중, 갑자기 나타난 탈주범에 의해 모든 것을 잃은 남자
‘에로스’ 라는 주제로 다섯 명의 감독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홍글씨’의 변혁,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내 마음의 풍금’의 유영식, ‘여고괴담2’의 민규동, ‘선물’의 오기환. 이름만으로도 기획의 무게를 짐작케 하는 이들 중견 감독들이 모여서 ‘오감도’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각기 독특한 색깔을 드러내면서도 소통을 통해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갖춰지는 멀티 플롯 구조를 지향, 이번 작업을 통해 이들은 한국 기획 영화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오감도’ 프로젝트에서 매력을 느낀 점은. 변혁 : 짧다는 것. 여행처럼 가볍게 다가오는 기분 좋은 설렘을 느꼈다. 모처럼 술자리에서나 만났던 분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돼서 즐거웠다. 사실 각자의 작업 때문에 많이 만난 적은 별로 없었지만 기획 자체가 재미있었다. 허진호 : 다섯 명의 감독들이 공통된 테마를 가지고 각자가 생각하는 에로스 또는 어떤 감각적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 보자는 기획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서로 간의 아이디어들을 공유할 수 있어서 즐거운 작업이었던 것 같다. 유영식 : 다섯 가지 색, 다섯 가지 입맛, 다섯 가지 재미. 이런 독특함으로 기획했고 한 울타리로 엮기 위해 많
‘아빠는 슈퍼맨!’(S-oil 광고) ‘아빠 힘내세요!’(SK에너지) ‘아빠는 나의 에너지!’ ‘아빠를 부탁해!’(IBK기업은행) 최근 ‘아버지’를 컨셉으로 한 기업 광고가 줄을 잇고 있다. 이뿐인가, 가족을 위해 희생한 아버지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 ‘워낭소리’의 흥행에 이어 본격적으로 부성애를 강조한 영화 ‘아부지’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MBC 드라마 ‘하얀 거짓말’은 아들에 대한 부성애로 장애를 이겨나가는 형우의 모습이 주목받았고, 영화 ‘거북이 달린다’에서도 주인공의 부성애가 관객의 마음을 움직였다. ‘워낭소리’ 이어 ‘아부지’ ‘애비 없는 자식’이 판을 치는 대중문화 판에 아버지의 존재에 큰 울림을 준 것은 영화 ‘워낭소리’가 압권이었다 할 수 있다. 무뚝뚝하고 배운 것 없는 아버지라도 자식을 위해서는 결국 모든 것을 헌신하고 마는 한국적 부성애에 대한 감동은 여름 개봉을 대기하고 있는 영화 ‘아부지’가 보다 상업적인 색깔을 가미해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부지’는 힘들고 어려웠던 시절이었지만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받고 자랐고 이제는 자신들도 아버지가 된 이들을 통해 아버지와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담을 관객과 나눈다. 농사꾼은 농사만 잘 지
지난달 28일 개봉 이후 올해 한국 영화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 기록하면서 한국 영화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쓰고 있는 ‘마더’의 봉중근 감독을 만났다. 남자 감독이 스토리를 쓰고 연출 한 걸까 싶을 정도로 모성에 대한 이해가 깊다. 이 영화를 기획한 계기나 경험이 있나. 꼭 살인 해봐야 살인 영화를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니듯이 엄마란 존재, 모성에 대한 것을 나름 고민을 많이 했다. 나도 어머니가 계시니까 지켜봤던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이 영화의 출발점이 됐던 혜자 선생님의 모습, 또 혜자 선생님이 수십 차례 했던 여러 가지 어머니들의 모습들. 그리고 나 자신도 또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아이를 키우면서 받았던 여러 가지 생각들 이런 것들이 다 믹스 되면서 시나리오 작업을 해 나갔다. 영화를 찍을 때는 또 혜자 선생님, 어머니 역할만 몇 십년 해 오신 것이 아니라 실제로도 어머니이신 혜자 선생님과 시나리오를 보며 이야기하면서 선생님으로부터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촬영장에서 본 세 배우에 대한 코멘트를 해 준다면. 진구군은 외아들로 자라 그런지 사랑 받고 싶어 하는 타입이다. 본인의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었다. 그런데 진태 캐릭
젊은 가수들이 경쟁적으로 트로트계로 모여드는 가운데, 독창적인 음악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도전장을 내민 신예 현아(24)가 눈길을 끈다. 현아는 트로트 트렌드에 합류했지만 시류에 무작정 따라가는 ‘그저 그런’ 음악이길 거부하고 자신만의 트로트를 세상에 내놓았다. 이 때문에 ‘제 2의 장윤정’을 꿈꾸는 젊은 신예들 중에서도 현아는 단연 돋보인다. 젊은 트로트의 새로운 가능성 현아는 지난해 정규 1집 ‘히야히야’를 내놓으며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데뷔 때부터 주목받았고 입소문을 타고 이름도 꽤 알렸지만 인기를 실감하는 것은 최근이다. 최근 첫 싱글 ‘그래 안녕’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 이번 앨범은 발매 직후부터 극성팬이 스튜디오에 몰려올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현아 스스로도 ‘그래 안녕’이 ‘히야히야’에 비해 여러모로 성숙한 면모를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 ‘히야히야’가 살랑살랑 여성스럽고 귀여운 세미트로트였다면 ‘그래 안녕’은 비트가 강하고 창법도 더 세련돼졌다.” “첫 앨범을 내고 나 자신의 색깔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현아는 아무 것도 모르고 설레이는 마음만 앞세워 첫 앨범을 냈다면, 이번 앨범은 트로트
문화 소외 세대로 여겨졌던 중년층이 문화계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40, 50대를 겨냥한 작품을 넘어 최근 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와 연극 등이 잇따르면서 중년층이 새로운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올랐다. 인생의 깊이와 통찰력으로 공감 이끌어 20대가 극장가의 주요 고객이던 시절은 이제 옛말이다. 중 장년층 관객들이 파워를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 ‘워낭소리’를 비롯, ‘여름의 조각들’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중 장년층 관객들의 꾸준한 발걸음으로 조용한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어머니의 죽음과 유산을 통해 소중하지만 영원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의미를 깨달아가는 세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여름의 조각들’은 중년 관객들의 공감대를 얻고 있다. 특히 떠들썩했던 가족들이 떠난 빈집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어머니의 쓸쓸한 모습은 평소 우리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이 많다. 최근 ‘여름의 조각들’을 관람한 임씨(37 여 경기도 가평)는 “자신의 죽음 보다 자식에게 짐을 남길까 두려워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내 어머님이자 나 자신의 모습을 연상시켰다”고 말했다. 케이트 윈슬렛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으로 10대 소년과 30대 여인의 사랑
경기 얼어붙자 호황의 시절이 그리운 것일까? 문화계의 복고 바람이 거세다. 최근 복고 경향은 더욱 호황기에 대한 향수로 가득한 경향이 있다. 가요계는 음반시장이 가장 풍요로웠던 1980~90년대를 리메이크하고, 오락프로그램과 드라마는 ‘왕년의 스타’들이 장악했다. ‘왕년의 스타’ 브라운관 장악 복고는 변함없이 문화전반의 화두였지만 재미있는 점은 복고 현상이 점차 가까운 시대로 다가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까지 ‘삼국지’, ‘로봇 찌빠’, ‘비둘기 합창’ 등의 1970년대 만화가 복간돼 사랑 받았고, 음반시장에는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 나훈아의 ‘잡초’ 등 아련한 과거의 히트곡들이 담긴 편집음반이 불티나게 팔렸다. 드라마 ‘야인시대’의 인기로 1930년대 패션이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영화 ‘미워도 다시 한번’이 리메이크 됐고, ‘묻지마 패밀리’ ‘해적 디스코왕 되다’ ‘챔피언’ ‘몽정기’ 등의 복고영화가 쏟아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1980년대, 특히 1990년대에 대한 추억 여행이 뜨겁다. 그 시절은 경제적으로 최고 호황기기도 했다. 오락프로그램을 장악하는 것은 10대 아이돌이 아니라 ‘왕년의 스타’들이다. 1980~90년대 개그계의 최고
경기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온다. 개화시기도 올해는 더 빨라서 봄 꽃의 화려한 향연을 더 일찍 만나게 됐다. 집 나서면 다 돈인데 요즘 같은 불황에 어디가냐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4~5만원대 저렴한 봄꽃열차 기차여행 상품 등 저가로도 얼마든지 봄꽃을 즐길 수 있다. 남도에서부터 부는 봄바람 봄이 먼저 찾아오는 것은 아무래도 남도. 남도의 산야가 섬진강을 따라 봄의 전령사인 매화, 산수유, 개나리 등의 꽃망울이 피어오르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시작한 미국 발 경제 한파로 꽁꽁 얼어붙었던 상춘객들의 가슴을 녹여주고 있다. 특히 남도에서는 전국에서 제일 먼저 봄꽃축제가 다양하게 펼쳐진다. 오는 14일 광양 ‘매화문화축제’를 시작으로 구례 ‘산수유꽃축제, 섬진강변 벚꽃축제’, 목포 ‘유달산 봄꽃축제’, 영암 ‘왕인문화축제’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 장흥 ‘제암산 철쭉제’ 등이 잇달아 열린다. 봄날 선운사는 동백꽃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선운사 대웅전 뒤로 수령 약 500년 되는 동백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서다. 굵은 송이들이 모인 동백나무 군락은 천연기념물 제 184호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는 곳이다. 선운사에서는 동백 숲을 기념
동물적 연기 감각으로 역할마다 자유자재로 변신해온 연기파 배우 황정민이 대한민국 캐릭터의 역사를 다시 쓴다. 국내 영화계에 전무했던 탐정을 주인공으로 하는 본격 탐정추리극 ‘그림자살인’에서 한국적 탐정 캐릭터를 맡은 것. 영국과 미국으로 대표되는 셜록 홈즈, 에르큘 포와로와 같은 유명 탐정캐릭터가 국내에는 없다는 점에서 ‘그림자살인’은 새로운 장르와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류덕환, 엄지원, 오달수와 함께 이번 영화에서 개화기 탐정물을 완성한 황정민이 맡은 역할은 홍진호라는 인물. ‘사생결단’의 마약사범을 잡겠다는 집념의 미치광이 형사, ‘검은집’의 생사를 걸고 조사하는 보험사정원까지 그가 보여준 수사본능 캐릭터 결정체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가 연기하는 탐정 홍진호는 사건을 맡기 전에 단가부터 따지는 능글맞은 모습부터 사건을 추리해나갈 때는 누구보다도 날카로운 직감과 신중한 추리 능력을 선보이는 인물로 유머와 냉철함을 동시에 지닌 매력적인 장르물 캐릭터이자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인간상이다.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을 남겨둔 ‘그림자 살인’에서 다양한 표정연기와 홍진호식 어법까지 구사하며 홍진호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던 황정민을 만났다.
보편적 감수성으로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프랑스 작가 사미 브리스(Samy Briss)와 실뱅 트램블레 (Sylvain Tremblay)의 수작들을 한국에서 만난다. 3월10일까지 서울 청담동 오패라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2인전은 시간과 장소를 넘어선다는 의미의 ‘타임리스 (timeless)’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가면을 내려놓는 편안함, 브리스 사미 브리스는 1930년 루마니아 출신으로, 부카레스트 미술학교에서 구스타브 모로의 제자인 카미유 르수의 사사를 받았다. 1967년 이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정착해 이 도시를 그의 예술적 고향으로 삼는다. 작품의 기저를 이루는 정적이고 경건한 분위기나 인물의 눈가에 절제된 애잔한 감정은 이스라엘에 남아있는 비잔틴 양식의 영향으로 볼 수 있으며, 주제에 있어서도 성경의 이야기나 성모의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들을 다수 제작했다. 하지만 지역적인 맥락에서 출발한 그의 작품들은 마치 종교나 역사의 가르침이 그러한 것처럼 인류의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며 이스라엘을 넘어서 유럽 미주 아시아 지역으로까지 그 감동을 전하게 된다. 1970년대 텔 아비브에 수 많은 공공조각과 벽화를 제작한 데 이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룩상부르그 독
움츠려들기 쉬운 겨울을 온몸으로 맞서보는 것은 어떨까. 겨울이라 더욱 행복한 겨울 추천 여행지를 한국관광공사와 여행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알아보았다. 구곡폭포의 빙폭 아홉 굽이를 돌고 돌아 흘러내린다 해서 붙여진 이름, 구곡폭포. 한 여름 시원스레 쏟아 붓던 물줄기는 동장군의 위세에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이 겨울 구곡폭포를 찾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로 이 거대한 얼음 덩어리, 빙폭(氷瀑)을 보기 위해서다. 같은 구곡폭포건만 여름에 보았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빙벽등반 명소인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1리의 구곡폭포는 이즈음에 빙질이 가장 좋다. 그래서 주말이면 빙벽등반을 위해 몰려든 클라이머들로 폭포 주위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구곡폭포는 클라이머들 못지않게 사진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곳이다. 서울에서 가까울 뿐 아니라 매표소에서 구곡폭포까지 이동거리도 짧아 수월하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발품으로 이만한 촬영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은 사진가들에겐 분명 행운이다. 자연이 빚은 거대한 예술작품을 실컷 구경했으면 문배마을까지 이어진 트래킹 코스와 춘천을 대표하는 의병장 의암 류인석 선생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 씨가 우리 곁을 떠난지 벌써 3년째로 접어들었다. 국립현대미술관 입구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만든 백남준의 대형 비디오 타워 ‘다다익선’이 설치돼 있는데 여기에 설치미술가 강익중 씨의 작품을 총망라한 ‘삼라만상’이 ‘다다익선’을 감싸는 형태로 설치된다. ‘삼라만상’은 1984년부터 최근까지 제작된 약 6만여점의 3인치 작품과 오브제, 음향설치, 미디어 작업 등이 집대성된다. ‘멀티플 다이얼로그∞’라는 이름으로 만나는 이번 전시는 내년 2월7일까지 1년간 관객과 대화한다. 2인전 형식의 후속전시 ‘멀티플 다이얼로그 ∞’는 흥미로운 전시제목에 못지않게 그 의미가 다중(多重)적이다. 우선, 1980년대 초반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작가 강씨의 4반 세기에 걸친 ‘3인치’ 작품들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지는 일종의 회고전인 동시에, 작고 3주기에 즈음하여 자신의 예술적 조언자(mentor)였던 고인이 된 백씨에게 헌정하는 일종의 오마주(hommage)이자, 지난 1994년 휘트니 미술관 챔피언 분관에서 역시 백씨와의 2인전 형식으로 열렸던 ‘멀티플/다이얼로그’의 후속전시기도 하다. 또한,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는 국립현대미술관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