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가는 가을 억새꽃과 함께 명성산, 민둥산, 화왕산, 오서산… 그곳엔 또 다른 정취가 단풍과 함께 가을 산하를 화려하게 수놓는 또 하나의 볼거리라면 단연 억새를 들 수 있다. 단풍이 마지막 불꽃을 피우며 지는 이파리라고 한다면, 억새꽃은 이른 봄부터 볼품없는 잡풀처럼 지내다 가을이 찾아들면 마침내 피어나는 화사한 꽃이다. 억새는 해마다 10월말∼11월초부터가 볼 만하다. 억새꽃이 피어나기는 그보다 보름이나 한달 전이지만 꽃잎이 잔뜩 벌어져야 햇살을 받아내는 품새가 제대로 틀을 잡는다. 우리나라의 억새밭은 어디에나 많다. 억새가 워낙 번식력이 강해서 들이나 산의 풀밭 잡초가 들어서는 자리는 어디를 가리지 않고 살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한나절 이상 억새를 벗삼아 산행도 하고 산보를 할 수 있는 억새명소는 경기도와 강원도에 걸쳐있는 명성산, 강원도 정선 남면 민둥산 억새밭, 경상남도 창녕 화왕산, 충청남도 보령의 오서산, 경상도 밀양을 중심으로 한 영남 산타래, 전라도 장흥의 천관산 등이다. 명성산(鳴聲山·경기 포천군과 강원 철원군의 경계)을 우리말로 풀이하면 ‘울보산’이다. 명성산의 이름의 유래엔 요즘 TV에서 방송되고 있는 ‘태조 왕건’에 나오는 인물
화장하는 남자 2001 좋은 콘서트 시월에 눈내리는 마을 성은 생물학적으로 타고난 것(Sex)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 형성된 것(Gender)이기도 하다. 사회적으로 규정된 남성성과 여성성의 잣대는 과연 합리적인 것일까? 복장전환을 다룬 영화들은 이런 의문에 대한 구체적인 대답을 암시하고 있다. 특히 여장남자를 주인공을 내세운 영화들은 ‘기득권을 가진 성’인 남성을 통해 소외된 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신선한 접근법을 보여 흥미롭다 투씨 감독 : 시드지 폴락 / 주연 : 더스틴 호프만, 빌 머레이, 제시카 랭 장르 : 코미디·멜로 <뜨거운 것이 좋아> 이후 여장한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최고의 흥행작이자 기념비적인 작품. 명감독 시드니 폴락의 치밀한 연출과 더스틴 호프먼의 연기력이 어울려 만들어낸 고급 코미디이다. 제목인 ‘Tootsie’는 행실이 바르지 못한 여자를 지칭하는 미국의 속어이다. 전미 영화 비평가협회 남우주연, 여우조연, 작품상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년간 무명 배우로 일한 도로시는 고용자가 원하는 작은 연기도 해내지 못해 실직자가 된다. 배우 생활을 계속 하기 위해 도로시는 여장을 하고 텔레비전 드라마의 여주인공
지식폭력을 휘두르지 마라 이 시대 최고의 논객 강준만이 바라본 《이문열과 김용옥》 강준만이 이번에는 이문열과 김용옥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 주제는 ‘문화권력’. 이 책에서 저자가 평가하는 이문열은 20세기의 사람이 아니라 조선 성종 때쯤의 유학자와 비슷하다. 당시엔 글쟁이가 정치까지 도맡아 했는데, 20세기 들어서 그럴 수 없었기 때문에 한 맺힌 사람이 바로 이문열이다 그러나 이문열이 그렇게 된 데는 한국에 아직 제대로 된 비판문화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꼬집는다. 이래저래 다 구린 구석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침묵의 카르텔’ 체제가 언론계뿐만 아니라 문단과 학계에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용옥에 대해서 저자는 지식의 새로운 유통 경로를 통해 철학을 ‘엔터테인먼트’화 함으로써 지식폭력과 권위에 찌든 기존 권력에 도전했다고 평한다. 그러나 이러한 지식의 대중화 과정에서 김용옥이 보인 기행은 너그러이 보아줄 수 있다지만, 기존 ‘학위’의 권위에 기대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부정한 행위는 또 다른 지식폭력에 다름아니라는 것이 저자가 바라보는 김용옥의 실체다. 나는 할 말이 무궁무진한 사람 곡학아세 논쟁의 불씨 이문열의 《술단지와 잔을 끌어당기
‘장 피에르 주네’식 로멘틱 코미디 아멜리에 감독 : 장 피에르 주네 주연 : 오드리 토투 인육을 먹는 사람들에 관한 기괴한 동화 ‘델리카트슨’, 더 이상 꿈꿀 수 없어 조로하는 과학자의 슬픈 판타지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 ‘에어리언’ 시리즈 중 단연 돋보이는 시각적 스타일을 보여준 ‘에어리언 4’. 이 세 편의 영화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장 피에르 주네’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엔 별난 여자 캐릭터를 내세운 로맨틱 코미디 ‘아멜리에’. 장 피에르 주네 감독 특유의 강렬한 시각적 효과와 무한한 상상력, 독특한 판타지의 세계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의 전작을 압도했던 우울하고 기괴한 분위기는 가셨다. “이번엔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영화, 관객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기를 원했다”는 감독의 의도에서도 읽을 수 있듯, ‘아멜리에’는 장 피에르 주네식 상상력에 따뜻한 시선과 유머가 더해졌다. 판타스틱의 성격도 달라졌다. 미지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던 종전과는 달리 현실을 기반으로 일상적인 감정을 표현하는데 주력했다. 빛을 내며 두근거리는 심장, 서로 싸우는 사진 속 사람들, 스스로 불을 끄는 스탠드 인형, 오르가즘의 순간 흔들리는 선반 위 그릇들
<열려라 동요세상>시청시간 사각지대에 방치 공영방송 KBS, 상업성 논리따라 시간대 편성 방송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을까? 아마 방송을 만드는 제작자들 또한 가장 알고 싶은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의 입맛에 쏙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느라 쏟는 에너지 또한 만만찮을 것이고 겨우 겨우 코끼리 뒷다리 더듬듯 시청자들의 다양한 욕구들을 충족시킬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해도 시청자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방송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을 속속들이는 알지 못하는 듯 하다. 소위 말하는 황금시간대에 편성된 프로그램들을 보면 시청자들에 대한 방송의 오해를 금방 알 수가 있다는 것이 기독교윤리실천운동 모니터 팀의 지적이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 정규 편성된 프로그램들을 살펴보면 방송은 마치 시청자들이 생각 없이 주고받는 말장난, 현란한 춤과 의상, 알 수 없는 저질가사가 담긴 랩 음악, 감각적이기만 한 무대 등에 열광한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 그건 속 모르는 오해다.시청자들은 방송에 원하는 것이 따로 있다. 프로그램 앞뒤에 붙는 광고수익에 얽매이지 않는, 다시 말해 시청률이란 잣
버섯의 귀족,송 이 소나무의 정기를 타고 난 자연 송이버섯의 신비한 자존심 대부분의 버섯은 죽은 나무에 인위적으로 종균을 접목하거나 자연스럽게 발아하여 기생하지만, 은은한 솔향기가 감도는 송이는 깊은 산중의 오래된 소나무 아래에서 소나무의 기운을 품고 자란다. 자연산 송이는 가을이 시작될 즈음인 9월 초순부터 돋기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약 40일 정도 채취가 가능하며, 쫄깃한 육질과 솔향은 식도락가들의 미각을 돋우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알칼리성 식품이며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주는 등 항암효과도 있기 때문에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뛰어나다. 민담에는 그 생긴 모양이 ‘남성의 심볼’을 닮아서 양기에 좋다는 설이 있으나 예로부터 선방의 스님들이 귀물로 여긴 것을 보면 이 역시 뚜렷한 근거는 없다. 단, 분명한 것은 유난히 연하고 씹히는 질감이 아삭아삭하며 자연산 송이의 그윽한 솔향은 아무리 까다로운 입맛이라도 단숨에 사로잡고 만다는 사실이다. 허준의 「동의보감」 에도 ‘산중 고송(古松)의 송기(松氣) 를 빌려 난 버섯 가운데 으뜸’이라 했고, 「중보산림경제」에는 ‘꿩고기와 함께 국을 끓이거나 꼬챙이에 꿰어 반쯤 익혀 먹으면 선품’이라 극찬했다. 품질이
장애인에게 영화 감상의 기회를! ‘제2회 장애인영화제’ 영화를 통해 장애인을 세상속으로 영화를 통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공감대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제2회 장애인영화제’가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린다. 한국농아인협회(회장 안세준)등 6개 단체가 주최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사전제작지원 공모와 지원금 전달 및 ‘장애인의 영화관람 환경 마련을 위한 토론회’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와이키키 브라더스>, <친구> 등 우수 영화들 풍성 ‘장애인영화제’라고 하면, ‘장애 소재의 영화 혹은 장애인이 만든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로 짐작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장애인영화제’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동시대 동일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인 만큼 최근 발표된 우수 영화들이 주로 상영된다. 상영작은 장애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영화와 장애 소재를 다룬 작품, 장애인이 제작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김상진 감독의 <신라의 달밤>, 곽재용의 <엽기적인 그녀> 등이 설문조사로 선정된 작품. 장애 소재 영화는 장애인 자매의 일상생활을 그린 계운경 감독의 다큐멘터리 <팬지와 담쟁이>, 농중
‘가족’ 에 대한 애정 혹은 미움 오늘날 명절의 가장 큰 의의는 역시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이다. 그것은 달리 생각해보면 명절이 아 니면 가족이 웅성거리며 서로 얼굴 대면할 일이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추석날 모였던 가족들 의 얼굴을 떠올려보자. 힘이 되면서도 때론 짐이 되는 존재인 가족. 현대인에게 가정과 가족은 어떤 의 미가 있을까. 아메리칸 뷰티 감독 : 샘 멘데즈 / 주연 : 케빈 스페이시, 아네트 베닝 장르 : 드라마, 코미디 7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 감독, 남우주연, 각본, 촬영상 등 5개 부문을 휩쓴 작품으로 미국 중산층 가정의 문제점을 잘 꿰뚫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침에 샤워하면서 자위행위 하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사는 레스터(케빈 스페이시)의 일상은 따분하고 무기력하다. 돈과 성공에 집착하는 아내는 사사건건 그를 무시하고, 딸에게 그는 귀찮은 존재일 뿐이다. 직장 상사는 그를 회유해 부하 직원들의 감원에 앞잡이가 돼 줄 것을 종용한다. 끔찍한 현실에서 탈출을 꿈꾸던 레스터에게 어느날 삶의 변화가 찾아온다. 딸의 친구 안젤라의 매력에 흠뻑 취해 사춘기 시절의 감성을 되찾은 것이다. 직장을 때려치운 그는 햄버거 가게에서
아, 이것이 이슬람!! 이희수, 이원삼 등 젊은 12인의 현지통이 쓴 《이슬람》 이번 테러로 가장 많은 상처를 받은 것은 역시 테러를 당한 당사자와 가족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피해를 당한 쪽이 있다. 바로 이슬람 문명권의 국가와 그 국민들이다. 당장에 미국에 사는 이슬람 출신 사람들이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하고, 멸시에 가까운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이라는 자칭 ‘정의세력’은 이슬람을 일찍이 호전적이며 테러리즘을 표방하는 집단으로 규정해 버렸다. 사실도 정말 그럴까? 우리의 오해에서 비롯된 수많은 이슬람에 대한 진실들이 이 책에서 속 시원히 규명된다. 동서문명의 교차지인 터키, 성지와 페트라·사해의 나라 요르단, 피라미드와 카르나크 대신전의 이집트, 해지는 석양의 로망스 코로코의 카사블랑카 등 세계의 문화유산이 살아숨쉬는 세월의 흔적을 엿보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이슬람 사람들의 태어남과 성장,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언어와 통과 의례 등도 보여준다. 그리고 같은 성서의 민족이 분쟁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이유와 현재에도 진행중인 수많은 분쟁들을 살펴보기도 한다. 또 왜 그들이 테러리스트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 왜 그들이 그토록 자유를
잎, 열매, 꽃, 줄기에 서린 궁궐의 역사 나무박사 박상진 교수가 소개하는 《궁궐의 우리 나무》 서어나무, 자귀나무, 배롱나무, 불두화, 쉬나무, 매자나무, 노린재나무, 때죽나무, 쥐똥나무, 박태기나무…. 웬 모르는 나무가 그렇게나 많은지, 하기야 그도 그럴 것이 맨 보는 나무라고는 플라터너스나 은행나무 같은 가로수 밖에 본 적이 없으니. 그래도 저 나무들이 순 우리나무들이고 우리 궁궐에 심어진 나무들이라면, 거기다가 모두 열거한 것이 아니고 아직 소개할 나무들이 90여 종이나 남았다면 모름지기 놀랄만도 하지 않겠는가? 나무마다의 생태와 특질, 역사에 얽힌 이야기 이 책은 경복궁과 창덕궁, 창경궁, 종묘, 덕수궁 순으로 우리 궁궐의 나무들에 대한 사진과 소개글로 구성이 되어 있다. 나무뿐만 아니라 우리 궁궐 이야기도 곁들여 놓아 읽는 재미가 더하다. 우리의 궁궐은 대부분 일제 강점기에 그 원형을 잃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 손에 의한 복원 과정을 거치면서 다시 우리 나무가 심어지고, 정성들여 가꾸어지고 있다. 따뜻한 남해안 등지에서 자라는 일부 수종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의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 대부분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서울 도심 한복판의 ‘궁궐’이다. 궁
‘로보트 태권 V’ 부활한다 태권브이 팬클럽, VCD, 영화, 거리 조성까지… 고조되는 태권브이 신드롬 “달려라 달려 로보트야∼ 날아라 날아 태권브이∼” 20대 후반이나 30대라면 <로보트 태권브이> 주제가만 들어도 가슴 두근거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70년대 성장기를 거친 세대에게 태권브이는 그만큼 생명력을 지닌 존재이다. 첫 개봉일로부터 25년이나 지났고, 방학 때마다 극장에서 열광하던 아이들도 이젠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386세대에게 태권브이는 영원한 영웅이고 우상이다. 마침내 그들 가슴 속에서 울려 퍼지던 추억의 아우성이 응집되어 태권브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삼년 전부터 일어난 태권브이 신드롬이 그것이다. 태권브이 캐릭터를 이용한 각종 상품이 인기를 끌었고, 태권브이를 소재로 내부 장식을 한 카페나 술집도 생긴지 오래다. 태권브이 상영회는 향수를 간직한 인파로 성황을 이루었으며, 딴지일보는 태권브이 자료를 모아 VCD를 준비중이다. 99년에 생긴 태권브이 매니아 모임인 ‘신화창조 태권브이 팬클럽’(http://www.gotaekwonv.wo.to)은 회원 수가 2천 3백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여기에 ‘신태권브이’ 제작까지 이루어져 열
한지에 배어나오는 자유로운 추상의 세계 <60년대 이응노 추상화>展 독특한 미술세계를 확립했지만, 동백림 사건으로 프랑스로 출국 후 끝내 이 땅에 돌아오지 못했던 고암 이응노 화백의 미공개 작품이 전시되었다. 서울 평창동 이응노 미술관에서 열리는 <60년대 이응노 추상화>전은 <42년만에 다시 보는 이응노 도불전>과 올 봄의 <60년대 이응노 꼴라주>전에 이은 세 번째 전시이다. 62년-67년 동안 고암이 파리에서 그린 62점의 추상화를 3차로 나누어(9월 15일-10월 14일, 10월 16일-11월 15일, 11월 17일-12월 15일) 20점 내외로 전시한다. 이번 전시는 60년대 초반의 종이를 뜯어 부친 콜라주에서 70년대 ‘문자추상’, 80년대 군상(群像) 연작으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의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서예기법을 현대적 추상 언어로 재해석 고암 이응노의 시작은 수묵화였다. 그가 추상화를 본격적으로 제작한 것은 파리로 건너간 1960년대 이후이다. 서양미술의 본고장에서 고암은 한지와 수묵이라는 동양화 매체를 사용한 독창적인 추상의 세계를 창조했다. 고암은 전통 서예기법을 현대적인 추상 언어로 재해석한 60
벽안(碧眼)의 배우들이 펼치는 동양의 세계 프랑스 태양극단 <제방의 북소리> 현대 유럽을 대표하는 연극 한 편이 우리 관객을 찾는다. 오는 10월12일부터 17일까지 공연되는 ‘제방의 북소리’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전위적 연극집단’인 태양극단의 작품이다. 텍스트를 벗어나다 프랑스 태양극단은 지난 1964년 아리안느 므누슈킨을 중심으로 대학에서 연극을 공부하던 학생들이 모여 연극 공동체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현재 이들은 파리 근교의 뱅센느 숲에 자리잠은 카르투슈리 극장을 근거지로 활동하고 있다. 태양극단은 “연극은 극단(劇團)의 예술이다”라는 주장 아래 ‘공동 제작, 공동 분배’의 원칙을 37년 동안 지키고 있다. 연출가인 므누슈킨은 배우의 즉흥연기에 따른 공동의 창작과정을 중요시하는데, 이는 서양 연극이 분절언어 중심의 텍스트에 기초한 작가의 군림과 여기서 초래된 연극의 황폐함과 순수함의 상실에 대한 경고로, 쓰여진 텍스트는 결정적인 것이나 신성한 것으로 간주, 종속되던 기존의 관점을 탈피하고, 연극만이 지닌 독자적인 언어의 개념을 복원하기 위한 것으로 간주된다. 배우의 고향은 아시아 태양극단의 본거지인 카르투슈리 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