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의 귀족,송 이
소나무의 정기를 타고 난 자연 송이버섯의 신비한 자존심
대부분의 버섯은 죽은
나무에 인위적으로 종균을 접목하거나 자연스럽게 발아하여 기생하지만, 은은한 솔향기가 감도는 송이는 깊은 산중의 오래된 소나무 아래에서 소나무의
기운을 품고 자란다.
자연산 송이는 가을이 시작될 즈음인 9월 초순부터 돋기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약 40일 정도 채취가 가능하며, 쫄깃한 육질과 솔향은 식도락가들의
미각을 돋우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알칼리성 식품이며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주는 등 항암효과도 있기 때문에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뛰어나다.
민담에는 그 생긴 모양이 ‘남성의 심볼’을 닮아서 양기에 좋다는 설이 있으나 예로부터 선방의 스님들이 귀물로 여긴 것을 보면 이 역시 뚜렷한
근거는 없다. 단, 분명한 것은 유난히 연하고 씹히는 질감이 아삭아삭하며 자연산 송이의 그윽한 솔향은 아무리 까다로운 입맛이라도 단숨에
사로잡고 만다는 사실이다.
허준의 「동의보감」 에도 ‘산중 고송(古松)의 송기(松氣) 를 빌려 난 버섯 가운데 으뜸’이라 했고, 「중보산림경제」에는 ‘꿩고기와 함께
국을 끓이거나 꼬챙이에 꿰어 반쯤 익혀 먹으면 선품’이라 극찬했다.
품질이 좋은 최상품은 1㎏ 당 40~50만원까지 호가하는 고가이기에 쉽게 접할 수 없는 것이 흠이지만 증품이나 하품은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굳이 선물용이 아니면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香 과 맛에 반하는 자연산 송이
자연송이는 발아 시기가 되면 북쪽에서부터 돋아 남쪽으로 이어지고 산의 높은 곳에서 아래로 내려오며 돋아난다. 그래서 실하기로 따져도 북쪽의
고산지대 산품이 품질면에서 앞선다. 이렇듯 버섯의 귀족인 송이는 우선 출생의 과정(?) 부터가 까다롭기 그지없다. 북한의 함경도나 금강산
자연송이가 유명한 것은 20~60년생의 살아 있는 조선 소나무가 이 지역에 많이 자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소나무는 땅바닥 가깝게 그물 같은 실뿌리가 형성되어 있는데, 그 뿌리마디를 따라가며 자연 송이의 포자가 피어난다. 화강암이 풍화된
푸석한 땅이라야 하고 너무 건조하거나 습해서도 안되며, 하루에 일정한 일조량을 필요로 하는 등 까다로운 성장 조건 때문에 우리나라는 물론
송이를 좋아하는 일본에서조차 계획재배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말 그대로 자연산 송이의 대단한 자존심이며 물과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