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세계 5대 도서관이자 뉴요커가 사랑하는 명소 ‘뉴욕 공립도서관(New York Public Library)’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지난해 북미 개봉해, 로튼 토마토 신선도 100%의 수치를 기록했다. 제7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및 2개상 수상과 동시에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으며, 국제시네필협회상 2018 최우수 다큐멘터리상 수상, 제27회 고담어워드 관객상 및 다큐멘터리상 후보에 올랐다. 또한, 뉴욕타임즈 선정 올해의 영화 TOP10에 <덩케르크>에 이어 랭크됐다. 프레드릭 와이즈먼 사단의 신작 이 영화의 가장 주목할 부분은 지난 50 여년간 학교, 주 의회, 발레단, 미술관 등 다양한 기관의 메커니즘을 포착해 다큐멘터리 영화계의 거장으로 인정받은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이다. 장편 다큐멘터리를 연거푸 발표할 만큼 초인적인 작업 행보를 보여주는 감독의 커리어 이면에는 명품 제작진 사단이 있어 가능했다. 최소한의 숙련된 스태프만 꾸려 신속한 제작에 착수하는 것으로 유명한 와이즈먼 감독은 1978년부터 40 여년을 존 데비 촬영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에미상 수상자인 존 데비 감독은 자신의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미래 도시, 불한당의 습격으로 아내를 잃고 전신마비가 된 그레이는 인체 기능을 향상시키는 첨단 칩 ‘스템’을 두뇌에 이식하고 아내를 살해한 범 인을 찾아나선다. <겟 아웃> <23 아이덴티티> <해피 데스데이> 등을 통해 공포물의 명가로 떠오른 블룸하우스에서 첫 번째로 선보이는 액션이다. <쏘우> <인시디어스> 등의 각본 주연으로 알려진 리 워넬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화제작이다. 독창적 인공지능 격투씬 <업그레이드>는 일견 역사적 SF물의 종합전시장 같다. 신체가 훼손된 인간이 ‘반 로봇’으로 압도적 존재가 된다는 소재 는 <로보캅> 등을 통해 이미 익숙한 소재 다. 이 외에도 가상세계에 사는 인류와 인체 한계의 초월을 보여준 <매트릭스>, 다른 자아가 몸을 지배하는 <기생수> 등 의 작품들을 떠올리게 한다. 감독 스스로 밝혔듯이 분위기와 구성 등의 면에서도 <블레이드 러너> <터미네이터> 같은 80 년대 SF 액션들을 연상시킨다. 심지어 심령물의 단골 소재인 ‘악령 신체 강탈’ ‘귀신 들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키우는 개와 고양이의 말이 들리는 정신이상자 제리는 새로운 직장에 적응해가며 좋아하는 여자까 지 생긴다. 하지만 심리상담사가 먹으라는 약을 거부하면서 내적 갈등이 점점 심화된다. <페르세폴 리스>의 원작자이자 감독인 마르얀 사트라피가 연출을, <데드풀> <킬러의 보디가드>의 라이언 레이 놀즈가 주연을 맡았다. 현실과 환상의 비극적 간극 히치콕의 <사이코>를 블랙코미디로 해석한 느낌의 영화다. 조현병 살인마의 내면을 섬세한 감성과 B급 정서로 표현 했다. 영화의 대부분은 주인공 제리의 시 선으로 처리되는데 이 때문에 현실은 왜 곡되고 판타지로 미화된다. 전반을 지배 하는 소녀 감성의 화려한 색감과 발랄한 분위기는 제리의 내면 세계다. 이는 불행 한 유년과 끊임없는 범죄 행각이라는 섬뜩하고 처참한 현실과 대비되면서 때로는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때로는 공포와 진한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복잡한 제리의 내적 갈등을 말하는 개와 고 양이를 통해 사랑스럽게 묘 사하거나, 피가 튀는 고어적 표현과 순수한 로맨스, 마르얀 사트라피 특유의 동화적 비주얼을 교차시킴으로 써 현실과 환상의 비극적 간극을 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버뮤다 삼각지대’를 연상시키는 제목, 바다 한 가운데서의 난파와 유령선이라는 소재, 기묘한 일이 일어나는 유람선, 같은 상황이 반복되는 타임 루프물이라는 시놉시스를 보면 B급 공포물이라는 편견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의외로 예상을 벗어난 전개를 거듭하며 관객의 머리를 수차례 망치로 내려치는 신선한 미스테리물이다. 복선과 상징의 향연 자폐아를 홀로 키우는 웨이트리스 제스는 ‘썸타는’ 남자의 제안으로 그의 친구들과 함께 요트 여행을 떠난다. 갑자기 바다 한 가운데에서 바람이 멈추고 검은 먹구름과 해일이 몰려와서 요트는 난파된다. 망망대해에서 부서진 요트에 간신히 의지해 목숨을 부지한 생존자들은 대형 유람선을 만나 구조된다. 살았다고 안도하는 찰나, 사람이 보이지 않는 배 안에서 복면의 살인마에 쫓기고,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충격적 사건들이 정신없이 일어난다. 미스테리의 퍼즐을 맞춰가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즐거움이다. 관객은 왜 무엇이 이 같은 비현실적이고 개연성없는 사건들을 만들어내는 것인지 호기심과 긴장감으로 몰입하게 된다. 수많은 복선과 상징들은 영화가 끝났을 때 비로소 한꺼번에 실체를 드러난다. 루프물 특유의 모순이 없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더 스퀘어’라는 새로운 전시를 앞둔 스웨덴 스톡홀름의 현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크리스티안의 일상과 사건을 둘러싼 이야기를 통해 현대사회의 이면을 신랄하게 풍자한다. 제70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화제작이다. 예술에 대한 조소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3년 전 북유럽을 열광 시킨 예술 프로젝트 ‘더 스퀘어’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를 만들었다. ‘더 스퀘어’ 프로젝트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것처럼 신뢰 배려 평등의 가치관이 약속된 사각의 공간을 도심에 설치하는 작업이다. 지식인이자 중산층인 크리스티안은 이 같은 작품의 메시지를 대중에게 설명하고, 자신 또한 선한 이념을 당연시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념이 시험대에 올려지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본성은 자신의 이념을 매번 배반한다. 영화는 스웨덴의 엘리트 계층인 크리스티안을 비롯해 예술가 언론 대중 이민자 노숙자 등 다양한 계층을 통해 상류층과 예술, 또는 문명의 허구와 위선을 비웃는다. 더불어 스웨덴을 비롯한 유럽 사회의 첨예한 문제인 이민자와 난민, 빈부격차 등의 계층 문제에 대한 유럽인의 이중적 태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부모들이 자녀들을 죽이는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 전염병처럼 번진 정신착란으로 마을은 초토화되고, 10대 큰 딸과 막내는 엄마와 아빠를 피해 집 지하실로 숨는다. <아드레날린24>의 브라이언 테일러가 연출을 맡고, 니콜라스 케이지와 셀마 블레어가 출연했다. 비교적 짧은 러닝타임의 가벼운 오락물이다. 모든 것이 ‘농담’이라는 어법 쫓고 쫓기는 추격전으로 점철된 스릴러의 전형적 구성을 취하지만, 본질은 코미디이다. 무자비한 살인의 난무 속에서도 잔인한 시각적 표현이 거의 없고 스릴러적 긴장감도 느슨하다. 전개방식도 캐릭터도 단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소소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대리 폭력’을 통한 일상적 분노의 해방구라는 영화적 역할에서 찾을 수 있다. 결정적으로, 그 분노의 대상, ‘죽이고 싶은’ 존재가 다름아닌, 자신의 아들과 딸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사회적 질서와 논리를 가볍게 무너뜨리는 B급 호러 특유의 전복적 쾌감을 추구하면서도 폭력의 수위가 최대한 절제된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모든 것이 ‘농담’이라는 접근법은 바로 가해의 대상이 ‘자녀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수긍이 된다. 컬트적 소재지만 표현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어린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11살 소녀 로즈메리에게 거부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10살 소년 게이브의 혼란과 성장이 맨하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펼쳐진다. <헝거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조쉬 허처슨의 아역 시절을 만날 수 있다. 90년대식 로맨스물의 낭만 최근 오래 전 제작된 영화가 뒤늦게 국내 개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중소 규모의 미국영화 배급이 어려워진 환경 변화에 따라 국내 수입 시기를 놓치는 작품들이 많아진 것이 그 이유다. 이들 미개봉작들 속에서 괜찮은 보석을 발굴하는 것은 최근 수입사의 새로운 트렌드다. 위험 부담이 거의 없는 가성비 좋은 투자이기 때문이다. 2010년에 제작됐지만 작년에서야 국내 개봉한 <플립>이 의외의 흥행을 거두면서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부추겼다. <리틀 맨하탄> 또한 무려 13년 만에 국내 관객을 만나는 작품이다. <리틀 맨하탄>은 개봉 방식뿐만 아니라, 감성이나 소재 등 여러면에서 <플립>을 연상시킨다. 10대의 풋풋한 첫사랑을 성장담에 녹여낸 점이 가장 그렇다. <플립>이 사랑을 매개로 인생에 대한 깨달음과 교훈에 초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영화 감독이자 사진 작가인 아녜스 바르다와 제이알이 자신들의 작품 활동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다큐멘터리다. 포토 부스를 장착한 트럭을 타고 프랑스 시골을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의 사진을 확대해 건물 벽면이나 구조물에 붙이는 작업을 통해 기억과 관계, 인생에 대해 이야기 한다. 소시민이 거인이 되는 전복적 쾌감 88세 바르다와 33세 제이알은 많은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지향점이 비슷하다고 생각해 공동작업을 시도한다. 이 다큐는 이들의 프로젝트를 단순히 기록하는 것을 넘어서, 참여자의 감정, 두 작가의 예술관과 교감, 나아가 심층적 메시지까지 전달한다. 사진과 동영상이라는 매체는 내면의 막연한 기억, 감성, 가치관, 상상 등을 타인과 구체적으로 공유하게 한다. 또한, 세계나 사람을 선택적으로 촬영하고 관람하는 행위는 일상을 특별하게 만든다. 존재하지만 몰랐던, 또는 무관심했던 상황과 인물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두 작가는 사진과 동영상의 이 같은 속성에 천착한다. 익숙한 이웃의 얼굴, 또는 개인사가 담긴 사진이 건물 벽면에 커다랗게 확대해 붙여지고, 도시가 갤러리가 되는 순간들은 의외의 감동을 준다. 이 집, 이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허트 로커>의 거장 캐서린 비글로우의 신작이다. 1967년 디트로이트 흑인 폭동 당시 한 모텔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과잉 진압으로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진실 규명과 처벌이 명확히 이루어지지 않은 역사적 비극을 오늘의 미국에 빗댔다. 존 보예가, 안소니 마키, 윌 폴터 등이 출연했다. 심장 조여오는 심문 장면 백미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물론 이제는 버스에서 흑인이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해야하거나, 흑인을 대상으로 한 백인의 집단 린치가 공공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비록 버스에서는 아닐지라도, 흑인이 백인에게 공손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치명적 위험에 빠질 수 있다. 공권력의 흑인 살해가 대표적 경우다. 영화 <디트로이트>는 이 시대에도 여전한 차별과 편견, 분노와 혐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1967년의 알제 모텔 사건을 불러온다. 전반부는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디트로이트 폭동의 현장을 재현한다. 약탈과 방화로 도시는 순식간에 폐허가 되며, 주방위군 장갑차까지 투입되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폭동의 계기가 공권력의 인종 차별에 따른 분노임을 명확히 하지만, 저항의 수단이 꼭 저토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교감능력 부족과 이상행동 발달장애 등 자폐 증세로 의사소통과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안고 있는 웬디는 <스타트랙> 시나리오 작가라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보호소를 빠져나와 혼자 LA로 향한다. <세션: 이 남자가 사랑하는 법>으로 2012년 선댄스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벤 르윈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다코다 패닝이 자폐증 소녀 캐릭터에 도전했다.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경계 어린시절부터 자폐증으로 인해 홀어머니의 헌신적 보살핌을 받은 웬디는 마지막 남은 가족인 언니의 결혼과 출산으로 보호소에서 생활하게 된다. 체계적이고 세심한 교육으로 시나몬빵을 만드는 직업도 얻고 규칙적인 생활도 하면서 나름대로 일상에 적응해 살아간다. 유일한 낙은 TV 시청과 글쓰기. 그녀는 <스타트랙> 시리즈물의 디테일까지 죄다 외울 정도의 ‘덕후’로, 직접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으로 자유시간의 대부분을 사용한다. 웬디는 사회적 잣대로 정상인과 비정상인의 중간 지점에 서 있다. 웬디가 좋아하는 <스타트랙>의 ‘스팍’ 캐릭터가 반은 인간, 반은 외계인인 것처럼. 평범한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시선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지 못하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평범한 한 남성이 한 순간의 실수로 범죄조직원이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릭 로먼 워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 자신의 2008년작 <펠론>과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왕좌의 게임>의 제이미 라니스터 역을 맡았던 니콜라이 코스터-왈도가 주연을 맡았다. 생존을 위한 전투장 성공한 남자이자 자상한 가장이 음주운전 치사라는 순간의 실수로 감옥에 가고 갱의 우두머리인 ‘샷 콜러’가 된다는 이야기. 프리즌 무비와 범죄 액션물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본질은 부성애에 대한 영화라는 것이 특이점이다. <샷 콜러>에서의 ‘감옥’은 철저한 약육강식의 세계다. 강자가 되지 않으면 착취당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세상과는 격리된 이 곳은 집 밖 세상에 대한 은유에 가깝다. ‘감옥’은 주인공 제이콥에게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 가정과 반대 개념이다. 영화는 감옥에 가기 전의 제이콥과 감옥에서 갱스터로 거듭나는 이후의 제이콥을 외모에서부터 눈빛까지 전혀 다른 두 얼굴로 묘사한다. 감옥의 벽면에 가족 사진을 붙여놓고 아들에게 눈시울을 붉히며 편지를 쓰는 주인공이 조직에서 상대를 살해할 때는 잔인하고 냉정한 면모를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항공 사고로 가족을 잃은 가장과 그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관제사의 ‘사고 이후’ 고통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 2002년 위버링겐 상공 공중 충돌사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엘리어트 레스터 감독, 아놀드 슈왈제네거, 매기 그레이스, 케빈 지거스 등이 출연했다. 시스템의 잘못과 관리 실패가 만든 희생자 건설현장 작업반장 로만은 우크라이나에서 오게 된 아내와 임신한 딸을 마중하러 공항에 나간다. 하지만 가족이 탑승한 항공기는 지연되고, 항공사에 문의한 결과 공중 충돌사고로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고 정신을 잃는다. 이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된 관제사 제이콥 또한 자신의 실수로 70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는다. 영화에 영감을 준 실제 사건 위버링겐 공중 충돌사고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역사에 남을 사건이다. 이 사고는 국가 별로 달랐던 항공 규범을 통일시키는 계기가 될만큼 구조적 문제를 노출시켰다. 관제사의 책임이 지적됐지만, 한 사람의 실수라고 보기에는 전반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항공경보장치와 관제사의 지시가 불일치 할 때 무엇을 따를지에 대한 규정이 통일되지 않았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모리미 도미히코의 판타지 동명 소설을 유아사 마사아키만의 독창적 스타일로 표현해냈다. 일본 작품 최초로 제28회 오타와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 부문 그랑프리, 제41회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애니메이션 작품상을 수상했다. 가상과 현실 넘나드는 천연덕스러움 천진난만한 검은 머리 아가씨와 그녀를 남몰래 좋아하는 선배의 긴 하루밤 이야기. 그녀를 연모해 우연을 가장한 만남을 반복하며 맴도는 선배는 그날 밤도 그녀를 뒤쫓다 각자 같은 공간에서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단편적인 이미지와 스토리, 인물들이 굉장한 속도감으로 휘몰아치듯 정신없이 등장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퍼즐이 맞춰진다. 단순하고 일상적 소재를 일본 고전 철학, 내면에 대한 탐구 등으로 풀어냈다. 현대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현실적 배경이나 인물, 또는 심리를 판타지적 공간으로 불러와 상징적이고 동화적으로 풍자 해석했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천연덕스러운 공상력과 황당한 유머가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다. <마인드 게임>,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 등 작품으로 독창적 스타일을 선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