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척추 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스크 진단을 받은 환자들 가운데 수술을 문의해 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디스크 증세가 있다고 해서 모두 수술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어서 전체 디스크 환자 가운데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대략 100% 수준에 불과하다. 요통은 있지만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허리에 무리를 가하는 행동을 피하고 운동요법을 실시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수술을 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만큼 통증이나 기능장애가 심한 경우, 그리고 신경장애 증세로 다리를 쓰지 못하거나 대소변을 볼 수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또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3~4주 동안 해봐서 별 차도를 보이지 않을 때도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수술을 받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는 어디까지나 의사의 판단과 환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급박한 상황은 아니지만 만성적인 요통에 시달리는 것보다 한번의 수술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될 때는 위에 언급한 것처럼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수술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척추질환 환자에게 수술을 권할 때마다 어김없이 받는 질문이 있다. "허리는 한번 칼 대면 영영 못 쓴다던데요? ""수술해도 재발하는 일이 많다던데" 등이 그것이다.
어떤 수술이든 수술을 앞둔 환자라면 당연히 갖는 불안이겠지만 척추수술에 대해서는 유난히 불안해하고 못미더워하는 환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허리가 그만큼 중요한 부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척추수술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질 기회가 없었던 탓이 클 것이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환자들의 이런 불안은 지나친 우려일 뿐이다. 특히 허리에 칼을 대면 영원히 허리를 못쓰게 된다는 소문은 전혀 근거가 없다. 물론 수술기법이 그리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주로 피부를 열어 뼈와 근육에 직접 칼을 대는 방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근육 손상의 위험도 높았고 회복기간도 길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은 줄어든 대신 허리의 유연성이 떨어지는 역효과를 낳거나 허리를 완전히 못쓰게 되는 경우도 있었으며 재발하는 경우도 잦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부위를 절개하지 않고 간단하게 수술할 수 있는 다양한 최신 수술법이 개발, 도입됨으로써 척추수술의 부작용이나 재발률은 상당히 줄어들었다. 척추수술 가운데 가장 많이 행해지는 디스크 수술의 경우 재발률은 1~2%에 지나지 않는데 이는 맹장수술처럼 간단한 수술에서도 있을 수 있는 확률이다.
간혹 환자들 중에는 수술 후 회복과정에서 나타나는 허리가 뻣뻣하고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두고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수술 때문에 허리가 일시적으로 약해져서 생기는 현상일 뿐이다. 의사들이 수술을 권하는 경우는 수술하지 않으면 신경장애가 나타날 만큼 위험한 경우이거나 수술로써 통증이나 기능장애를 해소할 자신이 있을 때에 해당된다. 따라서 척추수술에 대한 잘못된 소문 때문에 수술을 망설이거나 불안해 할 이유는 없다.
단, 척추는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같은 디스크 질환이라도 환자에 따라 양상이 천차만별이므로 반드시 수술경험이 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 안전하다. 간혹 디스크 수술 후 허리가 전혀 좋아지지 않았다거나 더 나빠졌다고 하는 경우 그 원인을 찾아보면 진단 자체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 또 진단은 정확했어도 수술방법이나 기술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신뢰할만한 전문의에게 수술 받는 것이 실패율과 재발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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