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5.03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회

무시무시한 지폐 세균 상상초월 ‘돈독’ 피해

URL복사

은행원들 손가락 짓무르고 기관지 폐질환 등 고통 호소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20대 은행원 이씨는 손가락의 습진으로 고통 받고 있다. 전체적으로 부어오르고 붉은 반점이 생기며 손끝이 갈라지는 증상을 호소했다. 은행원 김씨 또한 마찬가지다. 진물이 나고 가렵고 따끔따끔한 통증으로 손가락을 펴거나 손을 씻는 것조차 힘들지만 피부과에서 치료를 반복적으로 받아도 쉽게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다. 30대 은행원 김씨는 습진 등은 적응돼 참을만하지만 눈과 목이 따갑고 가래가 끓는 등의 기관지 불쾌감은 쉽게 적응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각종 오염물질부터 치명적 세균까지


이 같은 증상들은 돈을 만지는 직업군의 전형적인 직업병이다. 은행원뿐만 아니라 마트 계산원 기업 재무팀 등의 직업 종사자들이 손가락 습진이나 잔기침 폐질환 등을 경험한다. 소위 말하는 ‘돈독’에 노출된 결과다.


미국 뉴욕대 연구진이 1달러짜리 지폐 80장을 검사한 결과 무려 3000종의 세균이 검출됐다. 여드름 식종독 위염 폐렴 등을 유발하는 다양한 균이 서식하고 있었다. 일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세균도 발견돼 위생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소량이긴 하지만 탄저균과 디프테리아균도 발견됐다. 지폐는 세균뿐 아니라 곰팡이 꽃가루 동물 분비물 등 각종 오염물질 범벅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지폐가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수백 종의 박테리아를 교환하는 매개체가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종이와 섬유라는 지폐 성분의 특성이 미생물 성장을 촉진시키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손을 자주 거치는 환경도 미생물에게는 최적이다. 사람의 손에서 나오는 지방 각질 등의 성분이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라이트 패터슨 의학센터 연구팀 또한 지폐가 세균의 온상이라는 사실을 오래 전에 밝혔다.


연구팀이 1달러짜리 지폐 68장에 대한 세균검사를 실시한 결과, 지폐의 94%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그중 7%에 해당하는 지폐 5장에서는 면역체계에 이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에게도 감염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수준의 박테리아였다.


인플루엔자 퍼뜨리는 주요 경로


스위스 제네바대학병원 연구팀은 지폐가 인플루엔자를 퍼뜨리는 중요한 경로라고 밝혔다. 콧물 눈물 침 등의 체액에 섞어서 지폐에 묻혔을 경우 최대 17일간이나 전염될 수 있는 상태로 생존한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로 지폐를 통해 인플루엔자가 전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연구팀은 지폐 대신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지폐에 암과 비만, 사춘기 조숙증 등의 원인 화학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BPA)가 다량 검출되기도 했다. 미국 비영리기구(NPO) 공동 연구팀이 조사한 지폐 22장 가운데 21장에서 비스페놀이 검출됐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있었다. 순천향대학교 오계헌 교수팀이 1000원권 지폐 50장을 표본조사한 결과 모든 표본에서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각종 병원균이 다량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병원균에 오염된 지폐를 어린이나 노약자가 접촉했을 경우 발병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검출된 균 중에서는 위험한 세균도 있었다. 적혈구를 파괴할 수 있는 용혈성 바이러스 균과 항생제 내성이 강한 폐렴 유발균인 수도모나스 균종 등도
발견됐다.


위험 인식 20여개국 ‘플라스틱 지폐’로 변경


이처럼 많은 연구 결과들이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것은 돈’이라는 속설을 입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폐 자체가 무시 무시한 세균 덩어리라고 경고한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지폐로 인한 건강에 치명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장한다.


은행원 등 돈을 만지는 직업군 종사자는 유해균에 오염된 지폐를 만지면서 손가락 염증이 발생하며, 손으로 다른 곳을 만져서 전파되기도 한다. 또한 지폐계수기가 작동하면서 지폐에 붙어있던 유해균을 공기 중에 퍼뜨려 잔기침과 가슴 통증을 일으킨다. 기관지염 폐질환 등의 위험에도 노출되는 것이다.


최근 메르스 에볼라바이러스 신종플루 등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 및 신종 바이러스의 증가 추세로 인해 지폐의 이 같은 비위생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지폐가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의 온상이자 매개체라는 심각성을 인식한 국가들은 지폐의 소재를 바꾸는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인 폴리머(Polymer)로 제작한 지폐는 1988년 호주가 처음 발행한 이후, 뉴질랜드 캐나다 베트남 홍콩 싱가포르 등 20여개국에서 도입했다. 플라스틱 지폐는 겉으로는 기존 지폐와 큰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면섬유 지폐와 달리 박테리아나 세균이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국내는 플라스틱 지폐를 비롯한 지폐위생에 대한 특별한 대책이나 본격적 논의가 거의 없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지폐 세균은 은행원 등 돈을 만지는 직업 종사자는 물론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채상병 특검법, 민주당 주도 국회 본회의 통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고(故) 채수근 해병대 상병 사망사건 외압 논란의 진상 규명을 위한 '채상병 특검법'이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야당의 요구대로 채상병 특검법을 추가 상정하자 퇴장했고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건의를 예고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사망사건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재석 의원 168명 중 168명 찬성으로 의결했다. 법안은 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김웅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대해 전원 표결에 불참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이 법안을 단독 처리하는 동안 규탄 대회를 열고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공언했다. 채상병 특검법은 김진표 의장이 여야 합의 처리를 주문하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묶여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이 김 의장의 국외순방 출국 저지를 불사하겠다며 법안 처리를 압박하면서 결국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김 의장은 "국회법이 안건 신속처리 제도를 도입한

경제

더보기
현대바이오랜드, 100% 무상증자 결정…“주주가치 극대화”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현대바이오랜드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를 진행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헬스케어기업 현대바이오랜드는 주식 1주당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일 공시했다. 이번 무상증자로 1,500만주가 신규 발행돼 총 발행주식 수는 3,000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5월 20일이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자본잉여금으로 신규 주식을 발행해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으로, 보통 무상증자를 하면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 거래가 활발해져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유상증자와 달리 기존 주주의 경우 대가 없이 보유주식 수를 늘릴 수 있어 대표적인 주주 친화 정책으로 꼽힌다. 현대바이오랜드 관계자는 “유통 주식수 확대에 따른 거래 활성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며 “무상증자에 필요한 재원은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본잉여금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앞으로도 주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바이오랜드는 이날 올 1분기 매출 300억원, 영업이익 40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지난

사회

더보기
올해 고2 대입부터 수능전형서도 '학폭 징계' 반영…연고대 '감점'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고등학교 2학년부터 치르는 2026학년도 대입에서 수도권 대학의 수시모집 비율이 5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학령인구 감소 속 신입생 모집 시기를 앞당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대입부터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위주 전형에서도 학교폭력 징계를 반영해야만 한다. 서울대는 정성평가를, 고려대와 연세대는 정량평가(감점)를 한다. 내년 고교 신입생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는 가운데 대입에서 논술 전형이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일반대 195곳의 법정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달 30일까지 취합한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분석 결과를 이같이 2일 발표했다. 각 대학은 고등교육법에 정해진 사전예고제에 근거해 매 해 신입생이 입학하기 1년 10개월 전 어떤 방식으로 해당 신입생을 선발하고 어느 전공에 몇 명을 뽑을 지 등을 밝혀야 하는데 이게 '대입전형 시행계획'이다.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총 선발인원은 늘어났는데, 이는 의대(2000명)와 간호대(1000명) 및 지방대 만학도(성인학습자 전형) 증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2026학년도 총 선발인원은 34만5179명으로, 의대 증원 등이 반영되지 않

문화

더보기
'유금와당 Festival' 17회의 실험적인 교육 프로그램 무료 운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유금와당박물관(관장 유창종, 금기숙)이 2024년 ‘박물관·미술관 주간(5월 2일~5월 31일)’을 맞아 ‘박물관x즐기다 - 2024 유금와당 Festival’을 진행한다. ‘교육과 연구를 위한 박물관’을 주제로 한 박물관·미술관 주간 대표 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된 이번 ‘박물관x즐기다 - 2024 유금와당 Festival’에서는 총 17회의 실험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한다. 먼저 극단 드라마라운지(대표 이소희)와 협업해 초등학교 저학년 단체를 대상으로 유금와당박물관의 주요 소장품인 ‘도깨비얼굴무늬 마루끝기와’를 소재로 한 드라마 형식의 교육을 진행한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참가 배우 3명이 프로그램 진행자가 돼 ‘와당 수사대’로서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도깨비와 다양한 와당 무늬에 대한 체험을 제공한다. 전시 관람뿐 아니라 신체 활동과 참여형 연극, 미술 활동이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어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 단체, 개인, 가족을 대상으로 와당의 무늬에 담긴 선조의 바람을 이해하고 나의 바람을 표현해보는 ‘바람을 담은 와당’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참가자는 다양한 와당 무늬에 대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