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데이비드 카퍼필드’ 꿈꾼다
세계무대에서 주목받는 신세대 마술사 이은결, 최현우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폭발적인 마술붐이 일고 있다.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가 폭넓은 사랑을 받고, 마술 동아리와 까페,
도구 판매점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술사도 세대교체가 시작됐다. 반짝이는 자켓을 입고, 비둘기를 날리거나
모자에서 꽃을 꺼내는 단조로운 마술은 구시대의 유물이 된지 오래다. 마술이 대중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인식되면서, 마술사도 연예인 못지
않은 팬을 몰고 다니며 합리적인 시스템에서 활동하게 됐다.
각종 세계마술대회를 휩쓸고, 방송활동과 공연을 통해 스타로 떠오른 이은결(22), 최현우(23)는 이러한 변화의 선두에 서 있는 신세대
마술사다. 마술 매니지먼트 기획사 비즈매직(http://www.bizmagic.co.kr)에 소속돼 있는 이들은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한국 마술계를 발전시켜 나간다는 프로다운 의무감을 본능적으로 갖고 있다.
“마술은 연기, 노래, 춤, 드라마가 뒤섞인 최고의 쇼”
동아방송대 방송연예과에 재학중인 이은결은 국제적인 마술사다. 지난 7월에 열린 세계마술대회 SAM(Society of American
Magicians)에서 3관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각종 국제대회 연속 수상으로 세계 무대에 실력을 입증했다.
187cm의 훤칠한 키에 수려한 외모, 재치있는 말솜씨를 보면 엔터테인먼트로서의 끼가 타고났다고 생각되지만, 그의 끼는 마술을 만나면서
발굴된 것이다. 중3때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기 위해 마술을 시작한 그는 단번에 마술의 세계에 매혹됐다. 성격이 ‘마술처럼’ 적극적으로
바뀐 것은 물론 마술에서 인생의 행복까지 찾게 됐다.
카리스마가 넘치는 무대 마술이 특기인 그는 영화, 책, 일상생활에서 아이디어를 주로 얻는다. “항상 마술에 빠져있으면 묘안은 어디서건
불쑥 튀어나오기 마련”이라는 그는 2만명이 넘는 팬클럽을 거느린 마술계의 최고 스타다.
코미디 마술의 일인자인 최현우는 현재 한국외대 경제학과에 재학중이다. 그의 마술인생은 고3 수능 끝나고 우연히 들른 매직샵에서 시작됐다.
마술도구를 처음 접하고 눈을 뗄 수 없었던 그는 그 길로 도구를 사고, 카페에 가입해 마술을 배웠다.
“마술을 배우는 것보다 인식을 깨는 일이 더 힘들었다”는 그는, 마술을 '사기'라고 생각하는 일부의 시선을 안타까워했다. “배우의 연기는
거짓이지만 그 속에 진실이 있는 것처럼, 마술도 창조를 위한 예술적 행위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그 역시 5월 국제마술사협회(IBM)에서 주최한 세계마술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해외 마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아동용 마술서적
‘이거 하나면 나도 마술사!’(넥서스)를 집필하기도 했다.
두 마술사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12월 21일에서 22일까지 정동A&C에서 국내 최초의 마술콘서트 ‘마술☆은 이루어진다!’를 연다.
이번 공연에 대해 그들은 “상상 속의 꿈들을 마술로 보여주는 스토리가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 평소 음악에서 마술적 영감을
얻기도 한다는 이은결은 음악적 감각이 뛰어난 최고의 ‘스테이지’ 마술을, 최현우는 특유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클로우즈업’ 마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입을 모아 데이비드 카퍼필드를 존경한다는 그들. 제2의 카퍼필드를 한국의 신세대 마술사에게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