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
대선보도 조중동 편파보도 위험 수위 넘어서
정책을
검증하고 유권자의 바른 선택을 유도해야 할 언론 가운데 일부가 오히려 노골적인 후보편들기와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확인도 없이 특정 정당의 폭로자료를 그대로 인용해 다른 후보를 공략하는가 하면, 사실을 침소봉대해 왜곡하는 일마저 서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002 대선미디어공정선거국민연대(이하 미디어국민연대)에 따르면 신문은 동아와 조선이 방송은 SBS가 이런 경향이
가장 많았다. 중앙일보도 심각성은 덜 했으나 이와 같은 방향이었다.
지역감정 조장엔 동아가 더 적극적
12월9일 미디어국민연대는 “최근 일부 신문의 선거관련 보도가 ‘사실보도'가 아닌 ‘흑색선전’ 차원의 폭로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1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미디어국민연대가 지난 12월3일 실시한 ‘대선보도 중간평가 토론회’ 결과 조선, 동아의 편파보도는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신문은 국정원 도청 의혹에 대해 한나라당이 제기한 주장을 그대로 도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후보단일화와 관련해서도 정치권의 이합집산이라고
맹비난하며 상대적으로 민주당의 내분을 집중 조명해 물흐리기를 시도했다는 분석이다.
이들 신문은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보도도 남발했다고 지적됐다. 특히 이 부분에 있어서는 동아일보가 조선일보 수준 이상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동아일보 11월29일자 ‘대선 유세전 첫날 이 “PK 노풍 어림없다”’는 제하 기사는 노골적인 편파보도와 지역감정 부추기기 보도의 문제를
동시에 드러낸 일례였다. 신문은 ‘KBS 여론조사에서 호남지역의 노 후보 지지율이 90%를 넘어섰다. …울산에서 한나라당이 싹쓸이 할
순 없으니 조금 낮은 80%만 밀어달라’고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같은 신문 12월9일자 ‘몰표 반작용
대비 표정관리 하라’는 기사도 영남지역의 감정을 자극하는 보도였다는 지적이다. ‘전남북에서 노 후보의 압도적 우세가 예상된다’며 ‘이런
추세라면 1997년 김대중 후보의 득표율(광주 96.3%, 전남 92.9%)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해 영남의 위기·단합을 조장했다는
것이다.
“조중동이 특정 후보 민다”
언론사의 일선 정치부장들도 다수가 일부 언론이 특정 후보와 정당 편들기를 하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미디어 오늘이 경향 국민
대한매일 동아 문화 조선 한겨레 한국 연합뉴스 KBS MBC SBS YTN 등 14개 언론사 정치부장을 대상으로 대선보도 중간점검을
위해 실시한 인터뷰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들은 일부 언론이 특정 후보와 정당에 대해 편파적인 보도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83.3%가 ‘그렇다’고 답했다. 또 언론이 도청
의혹 등에 대해서도 폭로전을 부추기고 있다고 이들은 생각하고 있다. 이 질문에는 75%가 ‘그렇다’고 답했다.
모 언론사 정치부장은 “폭로전 보도에 있어서 일부 신문은 심한 것 같다”며 “개연성은 있지만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일방적인 주장을 받아
쓴 것 밖에 없다. 한나라당 주장을 도배질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편향된 보도라는 말을 들을만 하다. 큰 틀에서 조중동이 특정 후보를
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옥 기자 aeiou@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