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8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이날 새벽 8일 미국 현지에서 숙환인 폐질환으로 별세했다. 앞서 조 회장이 LA 남부 뉴포트비치에 위치한 별장에서 칩거중이었다는 사실은 알려졌지만, 그의 건강이 좋지 않았는 사실은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연말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폐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후 회복했다가 다시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의 부인, 자녀 등은 미국 현지에서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회장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장녀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차녀는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다.
고인은 1949년 3월 8일 인천광역시에서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서울에서 경복고등학교를 수학한데 이어 미국으로 유학해 美 메사추세츠 주 Cushing Academy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인하대 공과대학 학사, 美 남가주대 경영대학원 석사, 인하대 경영학 박사 학위 등을 취득했다.
그룹 안팎에서 조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래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국내·외를 통틀어 조양호 회장 이상의 경력을 지닌 항공·운송 전문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업무에 필요한 전 부서들을 두루 거쳤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유명한 워커홀릭인데, 가족들 문제나 검찰 수사 등 이어진 스트레스와 더불어 대한항공 사내이사직 연임 실패가 큰 상실감으로 작용해 건강 악화된 원인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조 회장은 IATA(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최고 정책심의 및 의결기구 집행위원회 위원으로서 오는 6월 대한민국에서 처음 열리는 '항공업계의 UN회의' IATA 연차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물론,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에게도 힘을 실어주면서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해 두고 있었다"면서 "항공업계 큰 별이 안타깝게 진 것 같아 애통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 회장의 경영 능력과 항공·운송분야에서 쌓아온 업적은 국내 항공업을 도약으로 이끌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최상의 서비스야말로 최고의 항공사를 평가 받는 길이라고 보고 고객중심 경영에 주력해왔다"며 "이 같은 경영 리더십으로 대한항공을 세계적 항공사로 성장시킨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