립스틱 파워! -
주부가 CEO 되기까지
전업주부에서 ‘돈 잘 버는’ 여성 CEO 되다
(주)사비즈 김희정 사장
“일을 하면서 여자라서 특별히 손해본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사업에서 오는 고통은 누구나 같은거니까요. 장애요소는 남성들도 있기 마련입니다. 가정과 일 모두 하고 싶다면, 주변환경부터
개선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환경적인 요인을 개선하지 못한 채 불평만 하는 것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인터넷 여성포털사이트 (주)사비즈
김희정 사장이 성공을 꿈꾸는 여성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책상과 전화 한 대로
창업
전업주부로 평범한 삶을 살던 그녀가 IT분야의 대표적인 여성 경제인으로 성장하기까지는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노력이 있었다. 살림을 하면서도
사회와 동떨어지지 않으려고 신문이나 잡지 등에 꾸준히 관심을 가졌고, 듣고 싶은건 돈을 주고라도 세미나 강연 등에 참석하곤 한다.
식생활학을 전공했지만 IT관련 분야가 전망이 있을 것으로 판단,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컴퓨터 학원에 문을 두드리고 컴퓨터 공부에
열을 올렸다. 이후 학원강사와 한국바이믹스물산 전산실장 등으로 일했고 가정과 일을 병행할 수 있는 재택근무도 했다. 그 경험과 자신감을
토대로 1998년, 정식으로 개인사업자 등록까지 마쳤다. 아는 선배의 사무실 한 켠에 놓인 책상 하나에 전화기 한 대가 전부였다. 지금은
국내 대표 여성 CEO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2001년에 ‘돈 잘버는 여성CEO로 성공하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각종 매스컴에서 그의 활약상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현재 (사)한국창업컨설팅협회 부회장 (사)한국여성벤쳐협회 이사 계원 조형예술대학 정보통신학과 강사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저소득가장생계형 창업지원사업
심사위원를 역임하고 있다.
여성사업자로서 산전수전(?)을 겪은 그녀는 잠재력 있는 여성들의 창업을 인큐베이팅하는 여성 비즈니스 전문사이트를 기획했다. “일하고 싶어하는
여성, 뭔가 하고 싶은데 막막한 여성들을 위해 정보부터 교육, 취업, 창업에 이르는 총체적인 컨설팅 회사가 필요했다”면서 사비즈의 탄생계기를
말했다.
여성 스스로 의식개혁해야
여성사업가로서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일과 가정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 일과 가정 동시에 하고 싶다면 스스로 주변여건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 사장은 “기혼여성이 재취업을 희망할 때 처음부터 회사의 정규 스케줄대로 맞춰 일한다는 것은 무리”라면서 “단계별로
자신의 비전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한다.
김 사장은 ‘여성의 적은 바로 여성’이라는 말에 동의하는 편이다. 여성은 경쟁상대자를 같은 여성에게서 찾기 때문이란다. 조직사회에 대한
이해부족이나 의지력이 남자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여성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남성 위주의 사회구조를
문제삼기보다는 여성들 스스로 의식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여성은 불평보다는 야근 접대 영업 회사이익 등 결과물로 보여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녀는 여느 남성 못지 않은 뚝심과 프로정신이 강한 여성이다. 영업을 위해 그녀는 사장이 아닌 팀장급 등 실무자를 만난다. 우리나라 사업
구조상 접대문화에 있어 접대문화에도 거부감을 나타내지 않는다. 접대문화를 ‘문제’로만 보지 말고 현재 존재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일과 성공에 대해 “용기는 근육과 같은 것이다” 고 인용한다. 근육을 자주 사용하면 강해지고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 온 몸이 뻐근하게
아프지만 단련되면 몸이 강해지는 원리와 같다는 것. 그녀는 성공이란 커리어, 주변의 환경적인 요인, 시기적절한 운이나 기회의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자질과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경희 기자 khhong04@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