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사업비 1조원대의 차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놓고 충북, 전남, 경북 등 권역별로 후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현재 유치의향서를 제출한 지자체는 충북 청주를 비롯해 전남 나주, 강원 춘천, 경북 포항 등 4곳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추진하는 방사광가속기 사업은 국비 8천억 원, 지방비 2천억 원 등 총 1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과학기술 프로젝트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고용인원 13만 7천명, 생산유발 6조7천억 원, 부가가치 2조4천억 원을 유발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기부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입지 선정을 위해 오는 29일까지 전국 시도를 대상으로 유치 계획서를 접수하고, 발표ㆍ현장 평가를 거쳐 5월 초 후보지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충북 오창, 전국 어디서나 2시간내 접근
충북ㆍ충남ㆍ대전ㆍ세종 등 충청권 4개 시도는 방사광가속기의 충북 오창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충청권 대학(전문대학) 협의회장들은 27일 충북도청 소회의실에서 방사광가속기 오창 유치를 위한 공동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건의문을 통해 충북 오창이 자연재해가 거의 없고, 지질학적 안정성 측면에서 가장 적합해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최적지로 연구개발(R&D) 여건이 우수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전국 어디서나 2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충청권 4개 시도 의회 중 충북도의회도 이날 방사광가속기의 충북 오창 유치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장선배 충북도의회 의장, 유병국 충남도의회 의장, 김종천 대전시의회 의장, 서금택 세종시의회 의장은 방사광가속기 구축에 충청권 공조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며 560만 충청권 주민의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의장단은 성명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충청권이 국가발전을 선도하고 대한민국 융복합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해 방사광가속기를 충북 오창에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며 "오창은 지리ㆍ지질학적으로 최적지로 관련 기업들이 모여 있어 구축에 꼭 필요한 입지 조건을 다 갖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남 나주, 범국민 서명운동 230만 돌파
차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위원회 역시 범국민 서명운동 23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유치 열기를 띄우고 있다.
호남권 유치 위원회는 27일 국회 본관 앞에서 관계단체 회원 75명이 참석해 범국민 서명 230만 명 돌파 대국민 보고대회를 갖고 정부와 국회에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을 촉구한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는 전남와 전북, 광주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해 대학 총학생회, 재경향우회, 지역언론협의회 등 각계각층 100개 단체가 참여했다.
유치 위원회는 호소문에서 “600만 호남인의 염원과 국가균형발전을 향한 국민의 열망이 담긴 범국민 서명이 230만 명을 돌파했다”며 “호남이 지금의 위축된 흐름을 돌려세우지 못하면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며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민원(광주대 교수) 유치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국가 과학경쟁력의 한 차원 높은 도약과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해 지역 연구역량 강화가 필수”라며 “범국민 서명운동 230만명 돌파를 통해 확인된 국민의 염원에 따라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 가속기 노하우 풍부
경북도와 포항시도 지난 27일 오후 포항시청에서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경북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유치를 위한 결의를 다졌다고 28일 밝혔다.
포항시는 이 자리에서 "포항은 포스코, 포스텍과 함께 한국 최초로 민간주도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추진(1988년 착공, 1994년 준공)해 국내 가속기 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데 이어 제3·4세대 가속기를 건설한 경험과 풍부한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포항은 지난 25년간 가속기를 운영해 온 풍부한 전문 인력과 지식기반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향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유치·건설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고, 안정적인 운영을 통한 예산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다"며 "유치 최적의 도시"라고 부연했다.
시는 또 "인근 구미시를 중심으로 하는 경북도 일원에 다양한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집적해 향후 반도체산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이차전지분야의 소재기업들의 포항투자도 이어지고 있다"며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한국뇌연구원 등 바이오·신약개발 관련 연구기관과 시설, 기업 등의 클러스터도 형성돼 있어 가속기 기반 산업화에도 큰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원 춘천, 인프라 구축 최적지
강원도와 춘천시, 춘천시의회, 7개 바이오 연구혁신기관들도 방사광가속기 춘천 유치에 힘을 모으고 있다.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는 지난 22일 제290회 임시회 제1차 임시회 경제위를 열고 방사광가속기 춘천 구축 건의안을 심사했다.
건의안에는 "춘천은 고속도로, ITX 및 전철과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제2경춘국도와 지난 3월 착수한 동서고속철도까지 개통되면 수도권과 40분 대의 거리로 출퇴근이 가능하고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로 정밀 연구를 위한 대형 인프라 구축에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또 "춘천은 그동안 국방과 환경 등의 이유로 온갖 규제를 받아왔다"며 "방사광가속기의 구축을 계기로 지역발전의 기회균등을 촉진하고 지역의 발전 역량을 증진함으로써 새로운 국가도약 패러다임을 만들어 국가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사업 유치의 당위성을 밝혔다.
도의회는 28일 열릴 제2차 본회의에서 건의안을 채택하고 청와대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