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영도 기자]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참극은 이미 예견된 사고였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른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32분께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에서 원인미상의 화재로 38명의 사망자와 10명의 부상자가 속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화재현장은 연면적 1만여 ㎡의 지상 4층, 지하 2층으로 된 건물에 9개 업체, 78명이 공사작업을 하던 중이었으며 지하 2층에서 우레탄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천소방서 서승현 서장은 “우레탄 작업으로 유증기가 발생해 발화 물질이 닿으면서 폭발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해 공기를 순환시키는 공조 장치가 없는 지하공간에서 인화성이 높은 유증기가 외부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참극을 불러온 발화점으로 무게가 실린다.
공사 인부들이 작업 중 전기용접을 하다가 불꽃이 튀어 유증기와 만나면서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과 무심코 버려진 담뱃불이나 전기합선 등이 이번 화재의 직접적인 발화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소방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지난 2008년 발생한 이천 물류센터 화재의 복사판이라고 할 정도로 화재 양상이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8년 이천 물류센터 화재 역시 우레탄 폼 공사 중 발생한 화재로 인해 40명의 희생자를 낳았다.
당시에도 유증기에 불이 붙어 폭발하면서 발화물질로 알려진 공사장 샌드위치 판넬로 화원이 옮겨 붙으며 화재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일선 소방관들은 “빛이 없는 지하공간의 경우 화재가 발생하면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칠흑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우레탄 폼이 연소되면서 발생하는 유독 가스로 숨을 쉴 수 없게 되면서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된다”며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면서 개선되지 못하고 반복되는 현실에 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