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남 해남에서 최근 8일간 리히터 규모 2.0 안팎의 지진이 53차례 발생한 가운데 기상청이 해당 지역에 임시 관측소를 설치해 지질 조사에 나선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4월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해남 서북서쪽 20~21㎞ 지역에서 '미소 지진'(徽小地震·Micro Earthquake·규모 2.0 미만)을 비롯해 53차례의 지진이 관측됐다.
규모 2.0 이상을 기준으로 해도 지난달 28일부터 전날까지 총 4차례의 지진이 확인됐다.
4월28일 오후 12시52분께 해남 서북서쪽 20㎞ 지점(북위 34.66도·동경 126.41도)에서규모 2.1의 지진에 이어, 해남 서북서쪽 21㎞(북위 34.66도·동경 126.40도)에서 ▲4월30일·규모 2.1 ▲5월2일·규모 2.3 ▲5월3일·규모 3.1 의 지진이 발생, 관측됐다.
전날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한 직후 10여 건의 감지 신고가 접수됐으나, 아직 지진에 따른 구체적인 피해 신고는 없다.
해당 지역은 해남군 산이면 일대로, 과거엔 바다였으나 간척사업을 통해 현재는 농경지로 쓰이고 있다.
기상청은 지진의 규모·발생지점·발생 패턴 등을 볼 때 앞으로도 유의미한 피해를 입힐만한 지진의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처럼 특정 지역에서 짧은 기간동안 지진이 수십여 차례 발생한 것은 지진 공식 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이례적인 사례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또 해당 지역 내 단층의 위치·크기 등에 대해선 조사된 내용이 없으며, 이번 지진을 통해 단층 존재가 증명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기상청은 해당 지역 주변에 임시 관측소를 설치하고 보다 정확한 지질 데이터를 수집, 분석할 방침이다.
우남철 기상청 지진전문분석관은 "기상청 공식 관측 이래 이처럼 같은 지역에서 지진이 집중되는 것은 처음으로 보인다"라면서 "지진 관측을 시작으로 정밀 지질조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한편, 전국의 지진 관측소 285곳에서는 한반도 전역의 지진을 감지, 관측할 수 있다.